[단독] LIG넥스원, 해양 감시·정찰용 ‘수중 글라이더’ 개발 추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21 14:36

특허청 디자인 등록 완료…저전력 장기 운용 수중 무인 플랫폼

대형 잠수정·해상 드론 등 이종 무인체들과 연동 운용 가능성도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333 소재 LIG넥스원 판교 하우스 전경. 사진=LIG넥스원 제공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333 소재 LIG넥스원 판교 하우스 전경. 사진=LIG넥스원 제공

LIG넥스원이 수중에서 장시간 자율 항해가 가능한 무인 해양 플랫폼인 '수중 글라이더' 디자인 등록을 마쳤다. 추진기 없이 부력 조절과 날개의 양력을 활용해 움직이는 장비로, 해양 감시·정찰 목적의 장기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방위 사업 무인화 트렌드에 맞춰 해양 전장 인식(MDA)과 수중 정찰 체계 확대를 겨냥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본지 취재 결과 LIG넥스원은 지난해 4월 23일 특허법인 우인을 통해 '수중 글라이더' 디자인을 특허청에 출원했고, 같은 해 11월 13일 등록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수중 글라이더는 사내 해양연구소 경어뢰2체계개발단 1팀 소관으로, 아직 이 장비에 대한 개발에 착수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도 “본격 전개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 등록해놨다"며 사업 의지를 피력했다.



또 등록 디자인 설명서를 통해서는 수중 글라이더의 재질을 금속이나 합성수지로 하고, 수중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장시간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좌우에 자가 충전용 회전 날개를 장착한다고 전했다.


LIG넥스원이 특허법인 우인을 통해 특허청에 출원한 '수중 글라이더' 디자인. 사진=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

▲LIG넥스원이 특허법인 우인을 통해 특허청에 출원한 '수중 글라이더' 디자인. 사진=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

도면에 따르면 전형적인 글라이더 모양새를 갖춘 '에어포일'형 본체는 수중에서 양력을 이용한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꼬리 부분에는 스크류와 통신용으로 보이는 안테나형 돌출부도 배치돼 있어 제한적인 자율 추진과 통신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부는 볼록하고 후면부는 매끈한 구조로, 부력 조절 장치 및 각종 센서를 내장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염두에 둔 설계로 분석된다. 이는 장기 수중 항해를 염두에 둔 작전용 구조로, 해양 감시·정찰 목적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측면의 돌출된 날개는 글라이딩 효율을 제고하고 방향 조정을 위한 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무인화 추세가 뚜렷한 방산 분야에서는 MDA와 수중 정찰 체계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수중 글라이더는 차세대 감시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추진기 없이 부력 조절과 날개의 양력을 활용해 활강하며 항해하는 무인 수중 로봇이다.


일반적인 자율 무인 잠수정(AUV)보다 전력 소모량이 현저히 적어 수주에서 수개월에 이르는 장기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 해군이 채택한 '시글라이더(Seaglider)'가 있다.


미 해군이 활용 중인 수중 글라이더인 '시글라이더(Seaglider)'. 사진=국제해양안보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Maritime Security) 제공

▲미 해군이 활용 중인 수중 글라이더인 '시글라이더(Seaglider)'. 사진=국제해양안보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Maritime Security) 제공

군사적 목적의 수중 글라이더는 △수온 △염분 △해류 △음향 특성 등 해양 환경 정보를 수집해 전투용 음향 탐지, 모델링, 소나 운용의 최적화 등에 활용된다. 복수의 글라이더를 네트워크화하면 해저에 센서 그리드를 구축할 수 있고, 적의 해저 기뢰 등의 자산을 탐지하고 MDA와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 등 수중 C4ISR 체계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대형 잠수정이나 해상 드론 등 이종 무인체를 포함한 타 플랫폼과도 군집 운용을 하는 등 연동도 할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앞서 LIG넥스원은 무인 수상정 'M-헌터'와 연동 가능한 수중 자율 기뢰 탐색체(AUV)를 개발한 바 있다. 이 같은 무인 수중체에는 인공지능(AI)·데이터 링크·자율화·체계 통합 등 첨단 통신 기술이 적용된다.


아울러 LIG넥스원은 해군의 미래 유·무인 전력 체계인 '해양의 수호자(Navy Sea GHOST)'에 부응할 종합 솔루션 구축을 목표로 수중 무인체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수중 유도 무기 개발의 핵심 인프라인 '수중 HILS(Hardware In the Loop Simulation)' 시스템을 구축해 실제 해양 환경을 가상으로 재현하며 수중 무기와 무인체의 성능을 정밀하게 검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LIG넥스원은 자항식 기만기·자항 기뢰 등 다양한 수중 운동체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수중 HILS와 대형 수조 시험장 등 핵심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인 잠수정(UUV)·수중 글라이더 등 새로운 특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문환 LIG넥스원 해양2연구센터 프로젝트 1팀 선임연구원은 “핵심 인프라와 수준 높은 연구 인력,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1등 수중 유도 무기 개발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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