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캐릭터·인기 IP와 협업…고객 접점 넓히고 유대감 형성
LG유플러스·KT·넥슨 등 적극적 행보…수익원으로도 부각

▲넥슨이 자사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제작 서비스를 오픈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굿즈 마케팅'이 브랜드 충성도 강화는 물론,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체 캐릭터는 물론 인기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 굿즈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의 출발점은 판촉용 사은품이었다. 그러나 MZ세대를 중심으로 굳어진 팬덤 문화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ICT 기업들의 시선을 굿즈에 집중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브랜드와 관련된 굿즈를 기꺼이 구매하며, 이는 단순한 제품 소비를 넘어 '취향'과 '정체성'의 표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캐릭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굿즈 등이 포함된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81.5%로, 전년 대비 5.7%p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굿즈가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생태계에 머물도록 유도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게임과 통신 분야에서 굿즈는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판촉물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과 감성을 담은 콘텐츠이자, 일종의 '이동형 광고판' 역할까지 수행한다는 분석이다.
굿즈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ICT 기업 중 하나는 LG유플러스다. 최근 SAMG엔터테인먼트의 인기 IP '캐치! 티니핑'과 협업한 한정판 굿즈 세트를 선보였고, '원피스' 방영 25주년을 기념해 아이폰16 전용 액세서리 패키지도 출시했다. 자체 캐릭터 '무너'를 활용한 굿즈도 꾸준히 제작하며, 키즈부터 MZ세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KT는 자체 캐릭터 '라온'을 앞세운 굿즈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라온'은 '즐거움'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고양이 형태의 감성 캐릭터다. '소확행'과 디저트 기반 스토리를 결합해 친환경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50여종의 굿즈 제작과 라이선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친밀도 제고는 물론,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굿즈 마케팅의 대표 주자다. 자사 인기 IP 기반 굿즈를 지속 출시하는 한편, 이용자가 직접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도입해 IP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최근 넥슨은 게임 '마비노기'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티버니포니(KBP)' 간 협업 굿즈를 선보였다. 마비노기 대표 지역 '티르 코네일'을 배경으로, KBP 특유의 패턴 감성을 접목한 리빙 아이템을 구성했다.
앞서 올 초에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로 굿즈를 만들 수 있는 '마이 메이플스토리 랩스' 서비스도 출시했다. 자세, 감정 표현, 무기 유형 등을 선택해 키링, 포토카드, 무드등 등으로 구현하는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으로, 넥슨과 마플코퍼레이션이 공동 개발했다. 게임 속 경험을 현실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굿즈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원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굿즈 마케팅 강화 이후 '무너' 관련 굿즈 매출이 최근 5년 새 450% 이상 증가했다.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데이브 더 다이버'와 협업 굿즈를 출시하는 등 팬심을 자극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IP 기반 굿즈 전략은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넥슨은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했으며, 전체 매출의 74%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 등 세 가지 핵심 IP에서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굿즈는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팬심 유도를 넘어, 브랜드 자산으로서 굿즈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