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EV4. 사진=이찬우 기자
기아 EV4는 준중형과 중형, 세단과 SUV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인 성능을 뽑아낸 새로운 세그먼트의 전기차였다. 세단답게 부드럽고 안락한 주행감과, SUV에 못지않은 실내 공간과 적재량을 갖춘 무결점 차량이었다.
전기차를 고민 중인데 EV3의 가벼운 주행감, 아이오닉6의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기아는 경기 하남시 주렁주렁 하남에서 EV4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승 코스는 출발지부터 경기 광주시 카페까지 왕복 약 50km, 2시간 주행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기아 EV4. 사진=이찬우 기자
EV4는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기반으로 보다 세련된 외관을 갖췄다.
특히 측면 라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루프라인이 길고 낮게 떨어지면서 차량의 앞과 뒤가 대칭에 가깝게 설계 됐다. 패스트백 스타일과 유사하지만 트렁크 부분이 더 길어서 동급 모델 최대 수준은 490L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기아 EV4. 사진=이찬우 기자
보통 세단의 경우 앞이 뒤보다 훨씬 긴데 EV4는 이 편견을 깼다. 앞의 길이와 뒤의길이를 거의 대칭에 맞게 디자인해 독보전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기존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돼 EV4의 스포티한 감성까지 더해줬다.

▲기아 EV4. 사진=이찬우 기자
실내공간은 세단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매우 여유로웠다. 은근히 높은 전고덕분에 넓은 헤드룸을 확보했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에서 제작된 차량답게 휠베이스가 넓어서 운전석과 2열 모두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1열은 2열보다도 헤드룸이 널널해서 마치 SUV에 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2열 역시 신장 180cm의 남성이 앉아도 충분히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제공됐다.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답게 완벽했다. 운전자가 보기 좋게 탑재된 디스플레이 안에는 전기차 주행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 편하게 담겨있었다.

▲기아 EV4. 사진=이찬우 기자
더불어 시트도 매우 편안했다. 특히 헤드레스트 부분이 가죽이 아닌 천 재질로 돼 있었는데, 마치 베개나 쿠션을 베고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을 켜고 머리를 레스트에 대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잠이올 것 같았다.
주행감은 저속에선 묵직한 중형 세단이었고, 고속에선 날렵한 스포츠카 같았다. 저속 상황 시 방지턱이나 도로 크랙 등을 부드럽게 지나가면서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했고, 고속에선 날렵한 차체 덕분에 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앞차가 길을 막아서 급하게 회피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부드러운 핸들의 성능까지 더해져서 유려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기아 EV4. 사진=이찬우 기자
전기차로서 EV4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최대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EV4는 4세대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우수한 공력성능을 바탕으로 롱레인지 모델 기준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533km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EV4는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출시됐다.
2WD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롱레인지 모델 533km, 스탠다드 모델 382km다. 스탠다드 모델의 주행거리는 좀 아쉽지만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닌 것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소요되며, 스탠다드 모델은 약 29분이 소요된다.
가격은 3000만원대다. 전기차 세제혜택,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서울 기준)을 고려할 경우 실제 구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3400만원대, 롱레인지 모델 38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