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 파월 해고하겠다”던 트럼프…한발 물러선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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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사퇴성 압박을 이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고할 생각이 없다"며 돌연 태도를 바꾼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전환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 고위 관료들의 조언을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료들은 관세 등 경제 문제가 산적한 상황 속에서 연준과의 전면전으로 금융시장에 불안이 가중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시장에 혼란이 발생했기 때문에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한달 전보다 파월 의장에게 의장직을 유지하는 방향에 더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파월 의장을 해임하더라도 연준의 다른 이사들이 파월 의장과 유사한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16일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다음날인 17일 “내가 그에게 (나가라고) 요구하면 그는 그곳(연준)에서 나갈 것"이라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빠른 속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되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1일 파월 의장을 “루저"(loser), “미스터 투 레이트"(의사 결정이 매번 늦는 자) 등으로 칭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지만 하루 뒤인 22일엔 “나는 그를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나는 그가 금리 인하 아이디어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에게는 수많은 주제에 대해 조언하는 훌륭한 고문단이 있지만, 결국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 법에 따르면 연준 총재를 임기 전에 해임하려면 그럴만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법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위법 행위나 부적절한 행위를 해임의 정당한 사유로 해석해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집권 2기에 연준 의장직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자제할 고위 관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WP는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파월)에게 아직 전화를 걸지 않았다"며 “전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리를 내리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 같다"며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를 너무 높은 수준에 유지하고 있다"며 “그가 올바른 일을 하길 희망한다. 올바른 일은 바로 금리를 낮추는 것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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