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뜻대로 에너지가격 하락?…“스프링 눌러 놓은 상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28 15:37

가스 및 원유 가격 올 최고가 대비 20~28% 하락

트럼프 “인플레 요인 완화됐으니 금리 인하하라” 압박

유럽 가스재고율 38%, 전년의 62%보다 적은 상태

미국과 관세 협상 위해 구매 미뤄, 가격 폭등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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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연가스 거래가격인 헨리허브 지수. 현재 MMBtu당 3.1달러대를 보이고 있다.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기 때문에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스시장 최대 수요자로 부상한 유럽이 미국 관세협상에 대비해 아직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글로벌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기준 배럴당 63.2달러로 올해 최고가인 1월 13일 78.8달러보다 19.8% 하락했다.


미국 천연가스 대표 거래가격인 헨리허브는 MMBtu당 3.14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가를 기록한 3월 3일의 4.399달러보다 28.4%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1월 20일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며 에너지 가격의 하락 안정화를 약속하고 이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에너지 가격은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 안정화되고 있으니, 더이상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높게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것은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수입국들이 에너지 구매를 늦추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이 있다. 유럽연합은 천연가스를 지하에 저장한 뒤 주 수요철인 여름과 겨울에 사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의 천연가스 재고율은 38.4%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9%보다 23.5%P나 적은 수준이다.


이처럼 유럽연합이 재고를 채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미국과 가장 먼저 관세 협상에 나선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무역수지 균형을 위해 미국산 에너지를 대거 구매할 예정이며, 대표적으로 미국산 LNG를 대거 구매할 예정이다.


유럽연합도 미국과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산 LNG를 대거 구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의 가스 구매가 뒤로 늦어질 수록 국제 LNG 가격이 눌러 놓은 스프링처럼 튀어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본적으로 LNG는 장기저장이 불가능해 한국과 일본은 구매한 즉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반면 유럽연합은 장기저장이 가능한 지하저장고를 갖고 있어 일찌감치 저렴한 가스를 구매해 저장해 놓은 뒤 이를 피크 시기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유럽연합이 가스 구매를 뒤로 미루고 있어 자칫 동북아 구매 시기와 맞물리게 되면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가스 가격이 오르면 대체제인 석유, 유연탄 등 다른 에너지 가격도 동시에 오르게 된다.


다만 변수가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종전 분위기로 가고 있어, 러시아 가스가 다시 유럽으로 공급되면 가스 가격 폭등 우려는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종전이 언제 이뤄질 지 모르고, 종전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유럽연합은 앞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가스 등 에너지가격은 스프링을 눌러 놓은 상태와 같다. 유럽이 가스재고를 채우기 시작하면 가격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 설 것"이라며 “여기에 북반구 조기 폭염까지 겹치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100%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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