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P분쟁’ 억울함만 호소한 위메이드…전략 실책도 문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4.29 15:57

중국 법원 판결 집행 지연 문제만 부각
공동저작권 정리 없이 무리한 계약 체결

위메이드 CI.

▲위메이드 CI.

위메이드가 중국 내 판결 집행 지연을 문제 삼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분쟁의 근본 원인은 위메이드 스스로 만든 구조적 취약성에 있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권리 관계 정리 없이 무리하게 제3자 계약을 체결한 것이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됐으며, 그 결과 국제중재 승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평가다.


분쟁의 시작, 불명확한 권리 구조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게임사들과 벌여온 '미르의 전설2' 관련 IP 분쟁 경과를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수조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판정을 확보했지만, 중국 내에서 해당 판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출발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현 성취게임즈의 자회사)와 '미르의 전설2'에 대한 공동 저작권 구조를 설정했다.




양측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IP를 공유했으며, 해외 시장에 대해서도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제3자 라이선스 부여 가능성에 대한 합의는 있었으나, 그 방식과 조건에 대해 이후 해석상 큰 이견과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이 공동 소유 구조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채 2016년, 중국 킹넷 계열사인 절강환유와 별도의 IP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성취게임즈와 협의 없이 제3자에게 권리를 넘긴 셈이다.


이 계약은 이후 법적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됐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위메이드의 단독 계약 체결에 대해 “공동저작권자와 협의 없는 권리 부여는 권리남용이며 공동저작권 침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위메이드는 중국 내에서 '미르의 전설2' IP를 독자적으로 행사할 법적 지위를 상실했다.


결국 킹넷과 그 계열사들은 위메이드와의 계약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었고, 이후 로열티 미지급 및 손해배상 책임 회피의 근거로 활용했다.


성취게임즈와 재계약, 과거 입장 철회 의미

이후 위메이드는 2023년 성취게임즈와 다시 장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성취게임즈는 중국 내 '미르의 전설2' IP 운영 독점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이같은 결정이 과거 독자적 권리 행사 주장에 대한 사실상 철회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만약 위메이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취의 협의 없이 IP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굳이 성취와 다시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성취게임즈와 재계약을 체결한 것은, 과거 킹넷과의 계약 체결이 권리 구조상 문제를 안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라며 “결국 이번 사태는 위메이드 스스로 만든 취약한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위메이드는 절강환유, 지우링 등과 체결한 계약을 통해 초기에 일부 수익을 확보했지만, 상대방이 매출 급증 이후 로열티 지급을 거부하거나 자산을 이전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이는 위메이드 츠깅 억울함흠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공동저작권 구조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자 계약을 추진했던 전략적 미흡함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로 인해 나온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공동저작권 침해 인정 판결은 위메이드가 이후 진행한 각종 국제중재 및 집행 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대방이 계약 자체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일방적 피해자 프레임으로는 해결 난항 예상

현재 위메이드는 주로 중국 사법제도의 집행 지연 문제와 중국 게임사들의 계약 위반을 강조하는 중이다.


중국 내 외국 중재 판정 집행 과정의 장기간 지연, 그 기간 동안 발생한 킹넷 측의 자산 은닉 행위 등도 문제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전략적 판단 실패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나 책임 있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방적인 피해자 프레임이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중재 승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수금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은, 중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만으로 환원하기 어려운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제중재 승소를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위메이드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만들기 어렵다"며 “과거 전략 실패에 대한 성찰 없이 억울함만을 부각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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