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배터리 삼형제’…美 정책 불확실성·전기차 캐즘에 1분기도 부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13 14:15

전기차 캐즘 장기화…배터리 수요 줄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 친환경 정책 불확실성

증권사, 배터리 3사 주가 전망 낮춰 잡아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 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주요 3사(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의 2025년 1분기 매출과 이익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로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배터리 3사 주가 전망을 일제히 낮춰 잡고 있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배터리 3사 대부분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저조했다. 삼성 SDI는 작년 1분기 4조8162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1768억원으로 34% 줄었다. SK온은 같은 기간 1조6836억원에서 1조6054억원으로 4.64%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6조1287억원에서 6조2650억원으로 2.09% 올랐지만, 2023년 이후 매출 감소세를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배터리 3사 매출 추이

▲배터리 3사 매출 추이./그래프=최태현 기자

영업이익률 또한 부진했다. 미국 정부가 주는 보조금(AMPC)을 반영한 '조정영업이익률'로 봐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다. 작년 1분기에 견준 올해 1분기 조정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SDI는 -19.7%에서 -18.6%, LG에너지솔루션은 2.6%에서 6.0%, SK온은 -19.7%에서 -18.6%로 LG에너지솔루션을 뺀 두 회사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도 AMPC 보조금을 제외하면 8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은 미국 현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 AMPC 보조금 혜택을 받아왔다. 특히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AMPC는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며 실적 방어에 도움을 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등 3곳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SK온도 미국에 자체 공장으로 SK배터리아메리카를 운영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 3사의 부진은 전기차 출하량이 감소한 여파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친환경차 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3사에 관한 부정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43만원으로 낮췄다. 이 연구원은 “미국 관세 전쟁으로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SK증권은 지난달 29일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48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도 공급과잉 심화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불편한 점은 중국 기업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기업 간 경쟁이 심화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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