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5]‘초반 악재’ 시름 국민의힘…‘이준석 단일화’ 시동 거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14 16:41

홍준표·한동훈계 ‘빅텐트’ 합류 난항 속 지지율 격차 좁혀

한덕수 캠프 흡수 가속화로 이재명 ‘안방’ 침공에 대응

전문가 “尹 리스크 해소 없이 개혁신당과의 단일화 불가”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사진=연합뉴스]

14일 현재 D-20일 남은 21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초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후보 강제 교체' 소동의 후유증으로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선거 운동에 들어가 후보 사진, 이름이 실종된 각종 홍보물로 선거 운동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유권자들의 혼란도 초래하고 있다. 여전히 단일화, 경선 과정의 내분이 치유되지 않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제명·탈당 여부를 둘러 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안팎에선 지난 9~10일 벌어진 후보 교체·단일화 내홍으로 준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일선 선거 운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후보 확정이 늦어지면서 유니폼, 유세 트럭, 현수막 등 각종 공보물에 기호2번만 새겨져 있고 후보 이름과 사진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길거리에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들의 현수막만 걸려 있는 곳들이 많아 지지자, 유권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단일화 과정에서 생긴 내부 분열의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우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한덕수 전 총리가 선거 운동에 합류하지 않아 당내 화합의 모양새가 일그러졌다. 이날 오후 한 전 총리를 후보로 추대하자고 나섰던 일부 인사들이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긴 했다. 하지만 정작 한 후보 본인은 지난 11일 김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에 다음날 거부 의사를 밝힌 후 선거 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탈당과 지지 인사 일부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친한계의 비협조 등도 당력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과 여부나 윤 전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 싼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선 선거 운동을 위해선 윤 전 대통령을 제명시키거나 자진 탈당시켜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전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당이 환골탈퇴해야 하며, 그러러면 윤 전 대통령을 제명시키거나 탈당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 출당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이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는 게 옳다. 어떻게 하실지는 들은 바 없다"고 이를 일축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으려면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가 우클릭하는 상황에서 안그래도 극우 이미지가 강한 김 후보가 그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중도층으로서는 외연 확대를 포기했다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개혁신당의 공약·정책과 맞추려는 행보가 있어도 할까말까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개혁신당이 단일화를 고려할 수도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경우 일명 '집토끼'가 불만을 표시할 수 있으나, 이들의 표가 이 후보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수 유권자들로서는 (민주당의) 사법부 공격, 국민의힘 해산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김 후보의 잇딴 '실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가락시장 유세에서 동행한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을 향해 “미스 가락시장 이렇게 홍보대사로 임명장을 (주는 것이 어떻겠나)"라고 발언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다음날 “김 후보는 당의 여성 의원을 장식품으로 여기냐"면서 김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춘향전을 '변 사또가 춘향이 XXX하려고 하는거 아니냐'라고 발언한 것 등을 들어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초반 악재를 딛고 30%대의 지지율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5~8% 안팎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무당층·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얻을 경우 역전의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40% 중반대 정도로 내려오고 이준석,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할 경우 이재명 후보가 우세한 초반 판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준석 후보 지지표가 단일화로 인해 김문수 후보로 전부 다 이동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보수 진영 입장에선 그나마 마지막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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