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조세 포탈·업무상 횡령 등에 벌금 700억원도
사업자로 직원 점장들 앞세워 매출 누락·거래 내용 축소
전문 경영인 체제지만 장기적으론 김 회장 결단 필요해
고윤기 변호사 “납부 여부가 핵심 변수…완납 시 집유”

▲에어프레미아 787-9 드림라이너 여객기. 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이 2심에서 원심 판결보다 높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2019년 첫 항소심 공판 이후 6년 만의 판결을 앞둔 가운데 김 회장의 실형 확정 시 에어프레미아 경영에도 장기적으로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 단기적 운영은 안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 성장 전략은 김 회장의 사법적 결론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검찰청은 지난 21일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의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포탈)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징역 7년과 벌금 700억원을 구형했다. 2019년 항소심 재판 시작 6년 만이다.
앞서 김 회장은 전국 365개의 위·수탁 매장을 운영해왔고, 타이어뱅크 직원인 점장들을 사업자로 앞세워 현금 매출 누락 또는 거래 내용 축소 신고 등 '명의 위장' 수법을 통해 종합소득세 약 80억원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2017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대전지방법원은 2019년 징역 4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지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혐의를 부인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조직적 소득 포탈과 명의 위장 수법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2일 타이어뱅크그룹 자회사 AP홀딩스는 JC 파트너스와 대명소노그룹 지주회사 소노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에어프레미아 지분 22% 전량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기존 보유분 48%에 더해 타이어뱅크의 에어프레미아 지분율은 총 70%로 올라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김정규 타이어뱅크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 회장은 2023년 7월부터 에어프레미아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그는 “항공사는 국가의 품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만큼 에어프레미아를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되는 고품격 항공사로 성장시키겠다"며 책임 경영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유명섭·김재현 각자 대표이사 2인으로 구성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당장 큰 혼란은 없을 전망이다. 앞서 2023년 6월 에어프레미아는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보유 기재 수를 10대까지 늘리면 미주·유럽 각각 2~3개, 이외 7개 노선에 추가로 취항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2027년까지 15대까지 확대해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김 회장은 “항공업의 특성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있다"며 “추가 기재 확보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에어프레미아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그룹 다수의 계열사가 분산 참여하거나 타이어뱅크가 단독으로 하는 방식 모두 가능해 전혀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1심에서 이미 유죄가 인정됐고 항소심에서 검찰이 더 높은 형량을 구형한 점을 고려하면 실형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형량이 늘거나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실형 확정 등으로 오너 리스크가 장기화 될 경우 추가 투자나 신규 사업, 항공 운수권 확보 등 제반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자금 소요 등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는 오너의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는 기업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 하락 등 무형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에어프레미아 측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세금을 내면 해결이 되는 문제인 만큼 법조계에서는 김 회장이 납세할 경우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윤기 로펌 고우 대표 변호사는 “세무 관련 형사 사건은 행정 소송 결과와 납부 여부가 핵심 변수"라며 “김 회장이 세금을 완납하면 집행 유예 선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