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 주도권 격돌…기술 경쟁이 이끄는 ‘시장 선순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5.26 16:02

올인원 세탁건조기·OLED TV·AI 가전까지…전방위 경쟁 확대

중국 저가 공세 속 기술 차별화 전략…소비자 선택지도 늘어

삼성전자 모델이 자사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자사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외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인원 세탁건조기, TV, 인공지능(AI) 가전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서 시장 점유율 확보와 기술 선점을 위한 맞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경쟁이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기술 발전과 소비자 혜택, 시장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가전·TV 등서 맞대결…시장 주도권 놓고 팽팽한 신경전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 점유율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조사 기준 점유율이 약 70%에 달한다고 밝혔고, LG전자는 자체 추산으로 55%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양사는 지난해에도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며 건조 방식, 소비전력 등을 놓고 경쟁사의 제품을 의식한 마케팅을 이어갔다. 가격 전략 측면에서도 견제가 뚜렷했다.



TV 시장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TV 발표 행사에서 “77인치 이상 OLED TV 부문에서 국내 점유율이 60%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LG전자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데이터를 인용해 “2025년 1분기 기준 OLED TV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LG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AI 가전 영역에서도 양사는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업(UP) 가전'을 통해 AI 기반 맞춤 기능을 처음 도입한 기업임을 강조하며 선도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으며, 삼성은 “중요한 건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보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빠르게 가치를 제공하느냐"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 中 저가 공세 속 기술 차별화 전략 강화

2025년형 LG OLED 에보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2025년형 LG OLED 에보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양사의 경쟁은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 방어와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와 보급형 가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삼성과 LG는 고급형 제품과 신기술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양사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등 신가전과 AI 기반 제품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동시에, 정밀한 기능, 스마트홈 연동성, 사용자 맞춤형 경험 등 고부가가치 요소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TV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과 LG는 LCD 진영과 달리 OLED 기술을 앞세워 화질과 소비전력 효율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 화질 엔진, 게임 성능 인증, 콘텐츠 최적화 등 기능은 OLED TV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충훈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대표는 올 초 한 세미나에서 “국내 업체들이 OLED TV 시장을 확대해야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며 “가성비 경쟁보다는 기술 차별화 전략이 중국 업체와의 장기 경쟁에서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 기술 경쟁이 이끈 소비자 만족·시장 성장

업계는 삼성과 LG의 경쟁이 기술 개발 가속화와 소비자 경험 향상, 나아가 전체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삼성은 최근 건조 성능을 강화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출시했고, LG도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후속 제품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기술 경쟁은 시장 성장으로 직결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세탁기·건조기 시장의 약 22%를 차지했다.


OLED TV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7.8% 증가한 655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면서 OLED 중심의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AI 가전 보급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소비자들은 에너지 효율, 맞춤형 기능, 음성 인식 등 실용적 이점을 기반으로 AI 기능 탑재 제품을 선호하며, 실제 만족도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LG는 디자인과 정밀한 기능 설정에서, 삼성은 스마트폰 연동성과 생태계 기반의 스마트 기능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경쟁은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기술 진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혁신 경쟁이 이어진다면 소비자 만족과 산업 경쟁력 모두를 높이는 '윈윈 효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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