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경기 남양주시 평내호평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의원들과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6.3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차기 정부의 내각 구성에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되는 '보궐선거' 격이라 인수위원회 등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선 다음날인 6월4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즉시 임명이 가능한 차관급들이 먼저 투입돼 정부 각 부처, 기관들의 실무를 인수하고, 장관급 이상은 지명과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오는 7~8월에야 현업에 뛰어들게 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벌써부터 정부 각 부처와 주요 정당 안팎에선 다음달 4일부터 가동될 차기 내각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무총리와 장관들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고, 특히 곧바로 차기 정부의 실무를 책임질 차관들의 경우 현직들 중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각 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선 누가 임명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의 '예비 캐비닛'이 가장 주목받는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일찌감치 매머드급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을 출범시키며 사실상 '섀도 캐비닛'이 아니냐는 주목을 받았었다. 선대위 곳곳에도 장·차관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인사 청사진의 윤곽이 드러나는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는 일단 이념·지역 출신 보다는 능력 중심 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론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는 각 직책의 적입자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국무총리 자리에 대해선 유시민 전 장관, 홍성국 민주당 최고위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근 영입된 윤여준 전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보수 인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을 출범시켰던 유종일 KDI 명예교수나 심지어 홍준표 전 대구시장까지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성장과 통합'에 참여했던 하준경(한양대), 주병기(서울대), 장병탁(서울대 AI연구원장) 등 진보 성향의 학자와 과학기술 전문가, 고위관료 출신 인사 500여명을 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차기 정부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관료 출신들 중에선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이억원 전 기재부 차관, 조현 전 외교부 차관 등 고위 공직자 출신들이 내각 참여 대상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재명 후보를 옆에서 돕고 있는 측근 인사들의 기용도 유력하다. 이른바 '친명 실력파'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외교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민간인 출신 안규백 의원이 최근 이재명 후보의 '문민주의' 천명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다만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이 전문성과 군 개혁 추진력 등을 이유로 대항마로 지목되고 있다.
또 박주민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한 경험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는 김정호 전 청와대 비서관,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김경수 전 경남지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박지원 의원 등은 이 후보 캠프에서 차기 총리 또는 지방선거 출마 등 복수의 시나리오와 함께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이다.
선거캠프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김성환 의원 등도 차기 이재명 정부에서 중용될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장으로는 박선원 의원이나 홍장원 전 국정원 2차장 등을 언급하는 이들이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측은 아직 구체적인 내각 명단 등이 돌고 있지 않다. 다만 김 후보는 이날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국민 내각추천위원회'를 구성,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 내각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집권시 내각 입성이 예상되는 인물로는 김재원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 행정안전부 장관 또는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며, 전날 공동선대위원장에 선임된 윤상현 의원은 외교부 장관 또는 통일부 장관 후보로 얘기된다. 장동혁 의원이 법조인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 후보,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맡을 수 있다. 또 방송인 출신 이성배 대변인의 경우 정치 신인이지만 당선시 대통령실 홍보 수석이나 대변인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숙 전 의원도 공약개발단장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기획재정부 장관 또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기존 정치권의 관행을 탈피하고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캠프 인선에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개혁신당의 젊은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해 새로운 정치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