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성·인건비 절감 수요에 금융·보험·증권 등 도입 확산
국내 AICC 시장 연평균 23.7% 성장 전망…주도권 경쟁 본격화
LG유플러스, ‘AI 상담 어드바이저’ 성능 앞세워 차별화 승부수

▲서남희 LG유플러스 CV담당이 27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AI 상담 어드바이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윤호 기자.
고속 성장 중인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LG유플러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자사 개발 AI 기반의 맞춤형 상담 솔루션을 앞세워 관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7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AICC 관련 설명회를 열고, 자사의 핵심 기술과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AICC는 음성 인식, 문장 분석 등 AI 기술을 접목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고객센터다. 상담원 연결을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른 응답이 가능하고, 고객 응대 업무의 효율화를 통해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다.
특히 고객센터 운영이 필수적인 산업군을 중심으로 AICC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을 비롯해 유통, 교육,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도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은 2020년 4214만달러(약 576억원)에서 연평균 23.7% 성장해 2030년 3억5088만달러(약 48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통신사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AICC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AI 기반 전환 전략 속에서도 가장 빠른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주요 통신사의 AICC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AICC 도입이 확대되면서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AICC는 이미 통신사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AI 상담 어드바이저 실제 구동 화면 캡처.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 솔루션은 상담 시작부터 종료 후 후처리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상담사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로,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고 빠른 상담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이 시스템의 강점으로 '효율성과 편의성'을 꼽는다. 실제 고객센터에 도입한 결과, 평균 고객 대기 시간이 17초, 통화 시간은 30초 단축돼 전체 상담 시간이 약 19% 줄었다. 일평균 7만5000여건의 상담(주 5일 기준)이 처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기준 약 117만분의 고객 시간을 절약한 셈이다.
서남희 LG유플러스 CV담당은 “AI 상담 어드바이저는 상담사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AICC 솔루션에는 차별화된 AI 기술도 다수 적용됐다.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에이전틱 래그(Agentic RAG)'는 상담 내용과 기업 내부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고객 질문에 맞는 응답을 자율적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단순 검색이 아니라, 문맥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조합해 상황에 맞는 답변을 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인 'AI 인 더 룹(AI In The Loop)'은 상담 종료 후 대화 내용을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는 절차의 정확도를 높여준다. AI가 분류한 결과를 또 다른 AI가 검증하고, 오류가 있으면 학습을 통해 스스로 수정해 정확도를 지속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상담 품질 향상을 위한 'AI 오토 QA(Auto QA)' 기술을 올 하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다. AI 오토 QA는 상담 내용을 항목별로 자동 평가하고, 기준에 따라 일관된 방식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에는 AI의 사고 과정을 체계화한 명령 구조 '그래프 오브 쏘트(Graph of Thought)'가 적용돼, 평가 항목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고도화된 기술 역량이 경쟁이 치열한 AICC 시장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남희 담당은 “많은 기업들이 AICC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우리는 고객 접근성과 상담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고, 결과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상담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앞세워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측은 LG전자를 포함한 70여개 고객사를 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연내 35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