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의약품 개발 붐…제약사 캐시카우 부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01 14:15

HK이노엔, 반려견 아토피 신약 임상 3상 승인…4조원 시장 공략

유한·대웅·동국, 사람약 수준 치매약·간장약·잇몸약 출시 ‘선도적’

국내시장 글로벌제약사 주도…임상비용 낮고 성장잠재력 커 ‘기대’

반려동물

▲유한양행 반려동물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왼쪽부터), 대웅펫 반려동물 간기능 개선제 '유디씨에이정', 동국제약 반려동물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사진=각사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용 의약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고 외국 제약사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반려인구가 늘고 동물복지 인식이 높아지는 만큼 인체 의약품 경쟁력을 살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서도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의약품)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 치료제는 '야누스 키나제-1(JAK-1)'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피부병변을 개선하는 신약으로, 같은 물질을 반려동물용(경구제)과 사람용(연고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동시 개발 중일 정도로 우수한 효능을 가지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JAK-1 억제 기전은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한 차세대 기전으로, 세계에서 JAK 억제제 계열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 조에티스의 '아포퀠'이 유일하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반려동물(반려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올해 2조3000억원에서 2032년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아포퀠은 지난해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HK이노엔의 IN-115314가 아포퀠의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면 반려동물 의약품으로 연매출 1조원의 블록버스터 배출이 가능한 셈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9년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대웅펫'을 설립하고 '휴먼 스탠다드'를 표방, 인체 의약품 수준의 반려동물 의약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웅펫은 지난해부터 우루사의 주성분을 활용한 반려동물용 간기능 개선제 '유디씨에이정(UDCA정)'과 반려동물 췌장 효소보조제 '에피클' 등 반려동물 의약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반려동물용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도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1년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와 2023년 반려동물 골관절염 주사제 '애니콘주'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들어 국내 바이오벤처와 협업을 통해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2021년 동물용 의약품 제조·판매를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고 지난해 반려견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출시했다. 캐니돌은 동국제약 대표 제품인 잇몸약 '인사돌'의 주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과 '후박추출물'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체 동물약품 시장은 연평균 9.2%씩 성장해 2032년 69조원에 이를 전망이며 이 중 반려동물약품(사료첨가제 포함) 비중은 2022년 기준 전체 동물약품의 46%를 차지할 정도로 반려동물 의약품 비중이 크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1조3000억원대 전체 동물의약품 시장에서 조에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의 비중이 크고 국내에 허가된 반려동물 전문 의약품이 부족해 인체용 의약품을 대신 처방하는 동물병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동물용 의약품은 인체용 의약품에 비해 임상비용 등 개발비용이 10분의 1 정도로 낮고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인구 증가 및 동물복지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약사들은 인체 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고급 영양제는 물론 전문 의약품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IN-115314'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에 이은 새로운 대표 신약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제품 일색인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서 국산 의약품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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