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무한 궤도 제작’ 포항 1공장 중기 사업부 매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03 09:44

대주KC그룹과 협상 막바지 단계…현 시점 성사 가능성 높아
중국산 저가 공세에 수익성↓…전환 배치로 고용 유지 방침

현대제철이 제작한 중기용 무한 궤도. 사진=현대제철 카탈로그

▲현대제철이 제작한 중기용 무한 궤도. 사진=현대제철 카탈로그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에 이어 1공장 중기 사업부까지 구조조정에 나선다. 1986년부터 생산해 온 굴삭기 무한 궤도 사업에서 39년 만에 철수 수순에 들어가며,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중기 사업부를 대주KC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현재 양측 협상은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KC는 철 구조물 제작을 주력으로 하는 대주중공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중견 철강 그룹이다.


포항 1공장 중기 사업부는 굴삭기 주행 부품인 무한 궤도를 연간 20만 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무한 궤도를 제조하는 대형 업체는 사실상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특히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구축한 유일한 글로벌 생산 기지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서 사업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 궤도는 세밀한 수작업 공정이 많은 노동 집약형 제품으로, 인건비 경쟁에서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경쟁력 확보 노력을 이어왔지만, 경쟁 업체들과 중국산 저가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잃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며 “철강 부문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중기 사업 매각을 검토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근로자 보호를 위해 전환 배치를 병행할 계획"이라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노사 협의회를 개최해 해당 사업부 매각 추진과 관련한 내용을 이른 시일 내로 직원들에게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셧다운에 돌입하며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쐈다. 포항 2공장은 이후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고, 일부 직원은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되거나 희망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4월에는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설비 가동을 한 달간 멈췄다. 철근 생산라인 전체가 멈춘 것은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회사는 이와 함께 임원 급여 20% 삭감, 일부 사업장 희망 퇴직 등 전사적 비상 경영 체제를 시행 중이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