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새 정부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하는 등 첫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의 옆에서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정치적 신뢰와 정책·실무 능력이 검증된 측근들 위주였다. 국정 운영 준비를 위한 인수위원회 없이 보궐선거로 집권한 만큼 대통령의 국정 방향과 철학을 잘 아는 인사들을 주요 포스트에 앉혀 빠르고 효율적으로 국정을 장악해 개혁과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브리핑을 갖고 김 후보자 외에도 강훈식 민주당 의원을 비서실장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또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민주당 의원, 대변인엔 강유정 민주당 의원, 국정원장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을 각각 임명했다.
김민석 의원은 4선, 강훈식 의원은 3선의 현역 중진 의원으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각각 상임 공동선대위원장과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당선을 이끌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김민석·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김 총리 후보자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일찍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 15·16대 국회의원을 연달아 지냈으나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후보 진영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진로'가 꼬였다. '철새' 정치인의 대명사로 찍히면서 20년 가까이 '여의도 정치'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러다 민주당에 복귀해 2020년 21대 총선으로 다시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22대 총선을 통해 4선 의원이 됐다.
김 후보자는 이후 탁월한 기획·전략 능력으로 이 대통령의 눈에 들었고,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면서 '친명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예언성' 질의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취급됐지만, 12·3 비상계엄이 실제로 일어나자 범진보진영 내에서 '구루(스승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급 능력자로 호평받으면서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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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위성락 안보실장·황인권 경호처장·강유정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강 신임 비서실장은 1973년생으로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충남 아산시을에서 20·21대에 이어 22대 총선에 당선된 3선 의원이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선 과정 당내 경선에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본선에선 상황실장을 담당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이 맡을 수 없기 때문에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강 실장의 발탁 자체가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이 3연속 당선된 안정적인 지역구를 포기하고 중임을 맡아준 데 대해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로 향후 남북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보실장에는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위성락 의원, 경호처장엔 육군 3사관학교 출신의 황인권 전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그리고 대변인엔 강유정 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이들 대부분이 친명계 인사로 꼽혀온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임기를 바로 시작한 만큼 검증된 인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새로운 정부의 첫 내각에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입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새로운 정부의 정책이 탄력을 받으려면 장관 인선에 필요한 시간을 가급적 단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인사청문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측면에서도 선거와 의정 활동을 통해 검증된 현역 의원 기용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아울러 비서실장 외 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할 대통령실 참모의 후속 인선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낼 때부터 함께 한 관료 출신 측근들이 대거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보좌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과 성남시민모임 시절부터 함께 한 김현지 보좌관 등이 첫손에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국민에게 충직하고 전문성과 능력, 그리고 국정철학 이해도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