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실 감소 기대”...저축은행, 연체율 관리 압박에 진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16 17:53

금융당국 “연말 연체율 6%대 수준” 권고
1분기 평균 연체율 9.0%…전년 말보다↓

업계 “이달 4차펀드로 1조원 이상 정리”
하반기부터 수신 확대 등 영업 재개 박차

저축은행.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저축은행의 건전성 중점 점검에 대해 예고하며 연말까지 연체율 5~6%대 수준으로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권의 빠른 부실 정리를 또 다시 독려하면서 업계의 연체율 관리에 압박이 더해졌다. 업계는 남은 상반기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부실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는 한편 중금리 대출 확대 등 영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권과 저축은행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하반기 저축은행의 건전성 중점 점검에 대해 예고하며 연말까지 연체율 5~6%대 수준으로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10일 금감원은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해 웰컴·애큐온·DB 저축은행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저축은행과의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업계에선 감독당국이 조기 부실정리를 목적으로 업계에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앞서 밝혀 온 건전성에 대한 중요성을 회의에 참석한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재차 권고한 것으로, 연말 6%는 가이드 수준은 아니지만 그만큼 빠른 정상화를 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권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9.00%를 기록해 전년 말(8.52%)보다 0.48%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한 최대 수준의 연체율이 더 악화된 것으로, 1분기 기준 저축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13.65%, 가계대출은 4.72%에 달하는 실정이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저축은행 연체율이 9.21%다. △웰컴저축은행 9.20% △OK저축은행 9.08% △애큐온저축은행 5.72%도 높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전체 여신규모가 감소했기에 연체율이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연체율은 연체 여신자산 대비 전체 여신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다만 이달 중 부실채권 매각과 부동산PF 자산 경·공매 등 자구적인 노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위해 4차 공동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PF 대출 및 토지담보대출 사업장 매각을 통해 부실 자산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업권 관계자는 “이달 말 클로징하는 4차펀드를 통해 부실규모 1조원 이상은 정리한다"며 “현재 은행, 보험사, 운용사 등 컨소시엄 자금이 충분히 들어와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회는 4차 펀드와 별도로 NPL 전문 자회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재건축

▲저축은행업권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9.00%를 기록해 전년 말(8.52%)보다 0.48%p 상승했다. 사진은 아파트 재건축 현장.

업계는 부실 PF가 이달 말 9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하반기 영업 재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간 건전성 지표 관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출 영업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PF를 통한 수익성이 줄어든 만큼 소매금융 영역과 중금리 대출 확대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업계는 고금리 예금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현재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7%로 한 달 전(2.96%)대비 0.01%p 상승했다. 지난 4일 애큐온저축은행은 최대 연 3.0%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 '3000플러스통장'을 출시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달 20일 연 3.21%의 특판 '크크크 회전정기예금'을 내놨다. SBI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도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0.2~0.3%p가량 올렸다.


업계는 저축은행중앙회의 모임통장 시스템을 통해서도 수신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저축은행 통합 앱 'SB톡톡플러스'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중앙회 전산망을 사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의 3% 이상 수시입출금식 모임통장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고려저축은행은 지난달 업권 최초 온투업 연계투자에도 진출했다. 온투업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대출실행 후 원리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이 주요 상품이다.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은 4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543억원 적자에서 소폭이나마 흑자전환을 나타낸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앞서 보수적인 영업 기조로 수신 잔액이 빠졌지만 PF 공동펀드 추진과 매·상각 등을 통해 건전성을 지속 관리해 나가고 있다"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아직이지만 영업도 늘리고 있어 향후 흑자로 이어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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