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온비드에 9월 19일까지로 연기 공고
참여 의향업체가 연기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분석기간 더 필요, 이재명 정부 의향 떠보기 일수도

▲한국석유공사는 동해심해 가스전(그림)의 4개 광구에 대해 투자입찰 기한을 3달간 연기하기로 했다.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석유공사가 투자자 모집 입찰기한을 3달간 연기하기로 했다. 이는 참여 의향을 보이고 있는 사업자들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의향업체들은 이 사업에 다소 부정적 의견을 보인 이재명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어떤 정책계획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공공자산 통합거래 플랫폼인 온비드를 통해 '동해 해상광구 지분참여 입찰 공고' 기한을 당초 이달 20일 오후 3시에서 오는 9월 19일 오후 3시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7월 중에 최종계약을 체결하려했던 것도 9월 이후로 미뤄 10월쯤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찰 연기는 참여 의향을 보이는 업체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공고문에는 참여 희망 업체의 요청이 있을 때 석유공사가 입찰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현재 참여 의향은 국내외에서 메이저사를 포함한 여러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입찰과 관련해서는 절대 비밀이기 때문에 어떤 업체가 어떤 이유로 입찰을 연기했는지는 모른다"며 “다만 참여 의향을 늦게 보인 업체들은 기술적 검토를 할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연기를 요청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를 떠 보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전에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을 사기라고 평가하며 1차 시추에 투입된 비용 약 1000억원으로 인공지능(AI)에 필요한 GPU를 3000장 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부장관, 추가 시추 필요하다면서 내년 예산 신청 안해…“분석 기간 오래 갈 수 있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동해심해 가스전에서 1차 탐사시추를 진행한 웨스트 카펠라호.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사업의 2차 시추비를 내년 정부 예산에 한푼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 정부가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려는 민간 기업으로서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3달간의 입찰 연기 기간을 통해 이 정부가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평가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자원개발에 참여할 때 중요한 기준으로 국가 리스크 지표가 있다. 이 지표는 그 국가의 재정상태, 정치적 위험상태 등도 평가하고 자원개발에 얼마나 의지가 있느냐도 평가한다"며 “그러한 점을 체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린 동해심해 가스전 사업은 포항 앞바다 1500m 심해에서 대규모 석유, 가스 매장량을 찾는 사업이다. 탄성파검사 결과 총 7개 유망구조에 35억~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광권자인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첫 번째 유망구조인 대왕고래 구조에서 1차 탐사시추를 했으나, 경제성 있는 매장량은 찾지 못했다.
안덕근 산업부장관은 시추 결과에 대해 양호한 석유시스템이 확인됐고, 대왕고래 구조의 매장량이 다른 구조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시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시스템이란 석유가 매장되기 위한 근원함, 덮개암, 저류암 등 여러 조건들을 말한다.
하지만 안 장관의 산업부가 내년 예산에 시추비용을 신청하지 않자, 사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1차 시추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한 분석결과가 8월쯤에 나오는데 이것을 토대로 다시 시추평가를 한다. 그 기간이 오래 갈 수 있다"며 “내년에 시추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끝났다고 보기 보다는 면밀히 평가해서 불확실성을 줄여서 다음 시추를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울릉분지의 6-1S, 8/6-1W, 6-1E, 8NE 등 4개의 동해심해 가스전 광구에 대한 광권을 취득했다. 석유공사는 이 광권의 최대 49%까지 지분을 민간기업에 양도해 투자비를 확보하고 심해 탐사 및 시추에 대한 기술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기준으로 △1000피트(약 304.8미터) 이상의 심해 생산량이 2023년이나 2024년에 하루 10만배럴 이상 또는 상응할 것 △한국해외자원산업협회 가입을 위해 2023년 또는 2024년에 하루 1만배럴 이상을 생산하거나 상응할 것 △2023년이나 2024년 생산량이 하루 10만배럴을 초과하거나 상응하며, 해상 운영 경험이 있고, 지난 3년 동안 석유공사(KNOC)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국가 에너지 안보에 직접 기여할 것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