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어 태국도 알래스카 LNG 참여…압박 커지는 한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30 06:00

사업 주관사 글렌파네그룹, 태국 PTT와 협력 협정 체결

본계약 전단계, 프로젝트 참여 및 연 200만톤 수입 계획

대만 TPC 투자의향서 체결, 일본 제라 “사업 조사 중” 밝혀

미 내무부장관, 여한구 통상본부장에게 “韓 참여 희망”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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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주관사인 글렌파네그룹은 한국 등 동북아 국가까지 7~9일이면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글렌파네그룹의 알래스카 LNG프로젝트 홍보영상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수급 안정성이 높고 무엇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만에 이어 태국도 참여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관세협상 시한이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아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막판 고심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주관사인 글렌파네(GLENFARNE)그룹은 최근 태국의 에너지 공기업인 PTT와 프로젝트 전략적 참여에 대한 협력 협정(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협력 협정이란 정식 계약 전에 체결하는 것으로, 당사자가 특정 프로젝트나 노력에 대해 함께 작업하기로 동의하는 조건과 약관을 설명하는 공식 문서이다. 문서의 구속력은 없지만 사업목적, 참여당사자, 범위, 기간 및 조건, 약관 등을 명시하기 때문에 사실상 계약 전



글렌파네에 따르면 PTT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LNG 물량도 연간 200만톤씩 구매하기로 했다.


이로써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보인 나라는 일본, 대만, 태국이다. 이 가운데 대만과 태국은 각각 투자의향서와 협력협정을 체결하면서 실제 계약에 다가서고 있다.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참여의사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기업차원의 계약 접근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신에서는 일본의 최대 전력회사인 제라(JERA)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제라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키오 카니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에 대해 “사업비용을 포함해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검토 중임을 드러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주 북부 프루드호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1300km의 가스관을 통해 주 남부 니키스키지역에 건설되는 LNG터미널까지 보내 아시아로 LNG를 판매하는 사업이다. 프루드호 가스전은 이미 개발돼 생산 중이고, 가스관과 LNG터미널을 건설해야 한다.


예상되는 총 사업비는 440억달러(약 60조원)이나, 추운 환경에 따른 건설 어려움과 환경보호 대책, 자재비 인상 등을 감안하면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첫 가동이 예상되는 2030년경 판매가격도 MMBtu당 13달러 이상을 기록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알래스카에서 한국까지 호르무즈해협 같은 병목구간 통과 없이 일주일이면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은 이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연설과 한덕수 전 대통령권한대행과의 통화 등에서 한국에 프로젝트 참여를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주지사는 이달 초 뉴스위크지에 기고를 통해 한국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에너지안보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역시 한국을 콕 집어 참여를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임무를 맡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주(22~27)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관세협상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언급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더그 버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여 본부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간 에너지 협력,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듣고 논의했다"며 “미국에 여러 에너지 프로젝트가 있는데 현재 미 대통령이 직접 특정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알래스카 프로젝트 하나다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대미국 무역흑자는 2024년 기준 658억달러(약 90조원)이다. 이는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에 이은 8번째 수준이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무역흑자국들에게 고관세 폭탄을 매기겠다는 입장이다. 그와 동시에 미국의 대표적 수출품인 석유, LNG 같은 에너지를 대량 구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25% 관세를 매겼고, 오는 7월 8일까지가 관세유예 및 협상 기간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참여를 할 수밖에 없다면 최대한 국익을 이끌에 내기 위해 계약 조건에 강관 판매 및 건설, 터미널 건설 등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넣을 것과 개별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것은 불리하기 때문에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서로 협력해 미국과 협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또한 알래스카주는 향후 열리는 북극항로의 주요 거점이란 점에서 우리나라가 장기적 안목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알래스카주에서 열린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LNG 프로젝트가 주요하게 다뤄진 가운데, 이 컨퍼런스에는 포스코그룹과 SK그룹 등 국내 몇몇 기업들도 참석해 사안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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