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폭망’ 못 막은 막내 야당대표…“윤석열 유산 청산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6.30 11:04

“보수 재건” 외쳤지만 49일 만에 물러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겸임체제

8월 전대 앞두고 ‘관리형 비대위’ 전환

인사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던 중 들어온 송언석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퇴임하며 짧았던 49일간의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12일 권영세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당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후 당 쇄신과 보수 재건을 외쳤지만, 내부 혼란과 외부 불신 속에서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당을 떠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회견에서 “지금 보수 야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뼈아픈 반성과 함께 '보수 재건'의 절실함을 호소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재명 정권의 위선과 오류를 바로잡는 대안 야당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며, “보수가 진정한 혁신에 나서지 않는 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이후 전국을 다니며 가장 아프게 들었던 말은 '국민의힘을 해체하라'는 목소리였다"고 토로하며, 당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문수 대선후보와 함께 치른 대선 패배와 비대위원장 임기 종료를 언급하며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드리며, 다시는 보수가 불법 계엄사태와 같은 잘못된 길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이후 개혁을 위한 전당원투표를 추진했지만, 당 주류의 반발로 무산된 점을 언급하면서는 “이 당에는 깊이 뿌리내린 기득권 구조가 존재하며, 그것이 당 쇠락의 원인이자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에는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비관하지 않겠다"며 △헌법 가치 실현 중심의 국민보수 정당 재탄생 △교육·노동·연금 개혁 완수 △세대통합적 역사인식 확립 등 여섯 가지의 '보수 재건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것이 진정한 보수의 길이며, 개혁은 반드시 완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생인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꼽힌다.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름을 받았다. 수도권 지역구(경기 포천·가평)에 당 최연소 위원(35세), 비대위원 중 유일하게 후보 교체에 반대한 점 등이 주목받으며 당 내 개혁 기대감을 불러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의지와는 별개로 당 내외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인사 갈등, 대선 책임론, 지지율 하락 등이 맞물리며 비대위 체제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됐다. 특히 수도권과 청년층에서의 이탈 흐름이 가시화되자 당 지도부는 이르면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관리형 비대위' 전환으로 노선을 급히 수정했다.


후임 비대위원장으로는 송언석 원내대표의 겸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후임 체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7월 1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송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준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강조한 '보수 재건론'이 향후 정치권에서 얼마나 실현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지금 제 역할은 당권 도전이 아니라 백의종군"이라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동료 선후배 의원들과 개혁의 뜻을 함께 모으겠다"며 정치적 행보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연숙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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