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전’ K-바이오시밀러 국내선 홀대…“제도·인식 개선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01 18:54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국내 출시 지속
‘램시마’ 유럽 시장점유율 71%…국내선 오리지널이 60%
“약가제도 개선·환자 본인부담금 경감 등 활성화 정책 펴야”

셀트리온

▲셀트리온 본사(왼쪽)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본사 전경. 사진=각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필두로 하는 K-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도 새로운 바이오시밀러를 지속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그러나 높은 시장점유율 등 해외에서 선전하는 모습과 달리 정작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부진한 침투율을 보이고 있어 국내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를 위한 제도 및 의료계·환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날 한미약품과 함께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오보덴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오보덴스는 보관 편의성 및 주사통증 완화 등 장점을 가진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과의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확보해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집행위원회(EC)에서도 각각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앞서 셀트리온제약도 지난달 로슈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의 바이오시밀러 '앱토즈마'를 국내에 출시했다.




앱토즈마 역시 지난 1월과 2월 각각 미국·유럽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미국·유럽 규제기관들로부터 품질 우수성 및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바이오시밀러는 대개 오리지널 의약품과 임상적 효능에서 차이가 없으면서도 오리지널보다 저가에 공급돼 환자 약가부담과 국가 의료보험부담을 낮춰주는 효과를 가진다.


이 때문에 유럽은 일찍부터 바이오시밀러 처방시 인센티브 지급,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간 교차처방 활성화 등 바이오시밀러 지원 정책을 펼쳐왔으며 미국도 최근들어 자국민 약가부담 경감을 위해 임상3상 면제 등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존슨앤드존슨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71%를 차지하며 오리지널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미국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발맞춰 미국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가 소개한 '지식재산연구' 저널의 한 논문에 따르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국내 시장에서 90% 이상, 레미케이드는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 레이케이드 점유율이 50%가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시장침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셈이다.


논문의 저자들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오리지널의 특허장벽은 높지 않다며 국내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제도적 요인과 환자의 인식에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내수시장에서 휴미라 및 레미케이드의 각 바이오시밀러간 약가 차이는 각 10~15%에 불과하다. 유럽에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오리지널의 60%,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의 50%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환자가 체감하는 약가의 차이는 거의 없으며 환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가격이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게 돼 있다는 것이 논문의 설명이다.


또한 이 논문은 국내 의료진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의사들은 유럽 의사들에 비해 바이오시밀러의 효과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논문의 저자들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를 위해 보건의료 정책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 약가제도를 개선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유럽의 '참조가격제'를 벤치마킹해 환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유도하는 방안 △의사의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바이오시밀러 입찰제(공동구매)를 통한 구매비용 절감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는 환자의 본인부담금 경감 등을 제안했다.


논문의 저자들은 “환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하폭을 확대하고 이와 더불어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 이해시킬 수 있는 여러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개발돼 홍보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주성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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