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보다 ‘대출 관리’...한은의 시계는 8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07 18:02

10일 금통위, 기준금리 연 2.5% 동결 무게
집값 급등·가계대출 급증에 ‘금융안정’ 방점

美관세 정책, 국내 저성장 등 인하 압력 지속
2차 추경 공조 고려…3분기 인하 가능성

이창용 한은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 우려 속에 지난달 발표된 6·27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지난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1%포인트(p) 낮췄다.


이번 동결 전망에는 최근 급격히 늘어난 가계대출과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7536억원이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인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9조4250억원으로 한 달 새 5조7634억원 늘었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까지 늘어나 신용대출(잔액 104조4021억원)도 전월 대비 1조876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이 한 달 동안 1조원 이상 불어난 것은 2021년 7월(1조8636억원)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6·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고가주택 지역 중심으로 거래가 주춤해졌으나, 주담대 신청부터 실행까지 1~3개월의 시차가 있는 만큼 대책 효과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은 또한 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1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7월 금통위는 금융안정에 집중하면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가계대출 규제 방안이 나오며 공조 차원의 금리 동결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 시행에 따른 수출 경기 둔화 우려와 국내 경제의 저성장 우려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8일 상호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예상했다. OECD의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1%대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1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에 따라 재정정책 효과가 극대화되는 8월 인하가 유력하다는 예상이다. 안예하 연구원은 “1, 2차 추경 집행 과정이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은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수출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될 수 있고, 경기 부양 정책 효과 측면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 시점은 3분기 중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재정과 통화정책 간의 공조 의미와 함께 현재 통화당국 정책 기조가 완화와 인하 경로에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기 위해서라도 3분기 중 추가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리 인하 시점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측면에서는 8월 인하가 합당하지만, 강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진정되는 기미가 없다면 한은의 정책 우선순위가 금융안정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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