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개인 ETF 순매수 1.4조…주식형 거래대금 93% 급증
ETF 하루 거래대금 5.1조 돌파…국내 주식형 비중 한 달 새 57%→71%

▲뤼튼.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주식형 ETF에 투자자금이 집중되며 ETF 시장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1656억원으로, 5월 평균(약 3조984억원) 대비 56.6% 급증했다. 하루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F 거래 확대는 정치 불확실성 해소 이후 이어진 증시 반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선언과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 올해 4월 헌재의 탄핵 인용, 그리고 6월 3일 조기대선까지 이어진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되며 국내 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상반기에만 28.01% 상승, 6월 한 달 동안에만 13.86% 급등하며 3000선을 회복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국내 주식형 ETF에 대한 쏠림도 커졌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7102억원으로, 전달(1조9043억원) 대비 92.8% 급증했다. 전체 ETF 거래에서 국내 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71%로 크게 올랐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개인은 ETF를 1조3995억원 순매수해 전달보다 441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기관의 순매수 규모도 8661억원에서 1조1662억원으로 증가했다.
ETF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며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4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212조1910억원으로, 한 달 새 12조 원 넘게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4조6000억원 이상 순자산을 늘리며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은 8856억원을 늘리며 기존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ETF 투자로 확산하고 있다"며 “ETF는 분산투자 효과가 커 개별 종목보다 안정적인 수단으로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ETF 거래 확대는 유동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ETF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LP(유동성공급자)의 호가 제시도 원활해지고 있다"며 “유동성 개선은 ETF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괴리율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이는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긍정적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월 한 달 동안 거래대금 상위 ETF에는 △KODEX 200 △KODEX 2차전지 △TIGER 반도체 △KODEX AI반도체 등 지수형과 테마형 상품이 고루 포함됐다. 특히 2차전지, 반도체 등 특정 섹터에 집중된 테마형 ETF가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개인 수요를 견인했다.
ETF 시장은 단기 유행을 넘어 구조적 성장세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과세 체계 개선 논의와 퇴직연금 제도 개편이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개인과 기관 모두 ETF를 적극 활용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업계뿐 아니라 증권업계도 ETF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에서도 ETF 편입 비중이 늘고 있다"며 “개인의 투자 수단으로 ETF가 확고히 자리 잡아가면서 거래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