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평면·커뮤니티 특화 설계로 ‘하이엔드’ 승부수
삼성·대우, 조건·브랜드 앞세워 강남 수주전 격돌

▲개포우성 7차 재건축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두 건설사는 단지명부터 설계, 공사 조건까지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조합원 설득전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2020년 반포3주구 이후 약 5년 만에 정비사업에서 다시 성사된 맞대결이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달 마감된 개포우성7차 입찰에 참여하며, 단지 내 홍보부스를 통해 본격적인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지하 5층~지상 35층, 총 1122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이 사업은 강남권 주요 알짜 입지 중 하나로 꼽힌다.
단지명부터 경쟁은 치열하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루미원'을, 대우건설은 '써밋 프라니티'를 각각 제안했다. 루미원은 '밝게 비추다'는 뜻의 라틴어 '루미노(Lumino)'와 '1%'를 의미하는 '원(One)'을 결합한 네이밍으로, 고급 주거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프라이드(PRIDE)'와 '인피니티(INFINITY)'의 합성어 '프라니티'를 통해 강남권 첫 적용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설계 경쟁도 뜨겁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ARCADIS)와 함께 10개 동 2열 배치로 최대 43m 동간 거리를 확보하고, 양재천·탄천·대모산 조망이 가능한 세대를 777가구까지 확보했다. 모든 조합원이 열린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2.77m 천장고(펜트하우스는 3.12m), 전 세대 5베이 이상 특화 평면, 평균 13평의 서비스 면적, 프라이빗 테라스 등을 설계에 담았다.
대우건설은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와 협업한 설계를 제시했다. 개포 최장 길이인 90m 스카이브릿지를 통해 스카이 어메니티를 구성하고, 맞통풍 100% 평면에 2열 주동 배치를 적용해 채광과 통경축을 모두 잡았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가구별 전용 승강기와 프라이빗 사우나, 1인 스튜디오, GDR룸 등 독립형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제안했다.
사업 조건도 파격적이다. 대우건설은 CD금리+0%의 최저금리 조달 조건을 내걸었고, 분담금 입주 후 100% 납부 또는 최대 6년 유예가 가능하다. 공사비 인상분 18개월분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포함돼 조합원 부담을 낮췄다. 총 공사비는 3.3㎡당 879만6000원으로 6778억원을 제시했으며, 대안설계 인허가비 30억원과 대청역 연결공사비 80억원도 별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공사비를 3.3㎡당 868만9000원, 총 6757억원으로 제시해 대우건설보다 약 20억원 낮은 수준이다. 공사 기간도 43개월로 대우건설(47개월)보다 4개월 짧다. 분담금은 입주 후 4년 유예가 가능하며, 착공 전 물가 인상분 최대 100억원까지 자체 부담하겠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또 조합이 제시한 설계 원안 대비 분양면적을 1054평 늘려 분양수익 확대를 유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포우성7차는 입지·수요·사업성이 모두 뛰어난 핵심지인 만큼 건설사들이 설계뿐 아니라 자금조달, 분양 전략까지 총력 대응에 나선 모습"이라며 “사실상 정비시장 하반기 최대 격전지로 주목된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8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양사는 이달 21일부터 단지 외부에 홍보관도 설치해 홍보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