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 중심, 전염병 발생 가능성 높아
물 웅덩이, 배수로 정비…모기 발생 차단
발열·설사 집단 발생 시 보건소에 신고를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 자료=질병관리청
물 폭탄을 퍼붓는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크고 작은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 항시 전염병의 발생이 우려되는데, 다음 주부터는 다시 폭염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수해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세균·바이러스·곰팡이가 더욱 창궐할 전망이다. 몸도 마음도 파김치가 될 지경인 만큼, 감염병 예방과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8일 감염병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지자체와 국민에게 감염병 예방홍보, 발생 감시강화 및 모기 등 매개체 방제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해 감염병에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장관감염증, A형간염,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 △물 웅덩이 등 모기 증식이 쉬운 환경으로 인한 모기매개감염병(말라리아, 일본뇌염) △오염된 물 등에 직접 노출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렙토스피라증·눈병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우선적으로 안전한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손씻기 등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여 줄 것을 당부했다. 침수지역에서 수해복구 등의 작업 시에는 장화를 신고 방수장갑(고무장갑) 등으로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작업 종료 후에는 반드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을 위해 조리 전·후와 식사 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도록 하고, 안전한 물(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과 익힌 음식물을 섭취하도록 한다.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경우 식재료 세척 등 조리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며, 오염된 물이 닿거나 일정시간(약 4시간) 이상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폐기하여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모기 유충 서식지인 물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 고인 물을 제거하고, 매개모기가 주로 흡혈하는 야간(밤 10시∼새벽 4시)에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모기기피제를 3~4시간 간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실내로 모기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충망 점검한다.
◇호우 뒤 폭염 예보…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창궐 '경고등'
렙토스피라증은 균에 감염된 쥐 같은 설치류·가축 등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토양 등을 통해 전파되며, 특히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오염된 물에 접촉할 경우 상처 부위를 통해 감염이 이뤄진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유행하는 유행성 각결막염 등 안과 감염병은 호우나 장마로 습도가 높아지면 원인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 등의 생존성이 높아져 더욱 주의가 요구 된다.
유행성 눈병은 △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수건, 베개, 안약 등 함께 사용하지 않기 △눈이 불편한 경우 손으로 만지지 말고 안과 전문의의 진료받기 △환자는 사람이 많은 곳 피하기가 4대 수칙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수해발생 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한 물·음식물 섭취와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의 집단발생 시 전파를 막기 위하여 발열·설사 등 증상이 있는 경우 보건소로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수해를 입었을 때 뿐만 아니라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기본으로 지켜야 하는 감염병 예방수칙이다. 하나, 손 자주 씻기다. 특히 외출 후, 식사 전, 배변 후에는 30초 이상 올바른 손씻기를 한다. 둘, 끓인 물이나 안전하게 포장된 물을 마신다. 셋, 음식물 용기가 오염이 의심되는 경우 세척 혹은 폐기한다. 넷,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하여 섭취하며,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도록 하고,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조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다섯, 집주변 물웅덩이 등 모기 서식지 제거, 야간 외출자제, 가정 내 모기장 사용, 외출 시 밝은색 긴 옷 착용 및 기피제 사용 등으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섯, 침수지역에서는 작업 시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방수복, 장화, 방수장갑 활용) 노출된 경우 반드시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일곱, 눈이 불편할 경우 손으로 만지지 말고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 여덟, 발열·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고, 집단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보건소에 꼭 신고한다.

▲봉소염을 예방하고 악화를 방지하려면 피부 청결과 긁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사진은 피부에 발생한 봉소염이 심해 염증이 생긴 상태). 사진=한양대병원
◇수해복구 작업 시 잦은 찰과상, 봉와직염 주의해야
수해 지역 복구 작업시 찰과상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 상처부위 소독이 미흡한 경우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봉소염(봉와직염)이 잘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및 한양대병원에 따르면, 봉소염은 주로 다리에 잘 발생하며 국소적으로 붉은 홍반·압통이 있고 심한 오한·발열이 있은 후에 홍반이 뚜렷해지면서 주위로 급격히 퍼진다. 만지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손가락으로 누를 때 들어가고 압통과 통증이 있다. 표면에 작은 물집이 생기거나 가운데가 화농되어 단단한 결절처럼 되었다가 터져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물집은 고령이나 당뇨병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치료 기간이 더 길다.
봉소염 증상이 심해져서 주변으로 퍼지면 균이 몸 안으로 들어가 온몸에 열이 나면서 춥고 떨리는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무좀이 있거나 림프부종이 있을 경우 재발률이 매우 높으며, 합병증으로 피부 괴사, 패혈증, (고름이 터져 관절로 들어가는) 화농 관절염, 골수염, 사망 등이 올 수 있다.
장마를 전후해 무좀, 완선, 어루러기 등 곰팡이균 감염이 급격하게 번져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곰팡이에 의한 진균성 피부염은 습진 등과 혼동하기 쉽지만 치료법이 다르므로 잘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피부자극에 의한 피부염도 잘 생긴다"면서 “피부를 깨끗하게 씻고 습기가 남지 않도록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피부 감염병 및 접촉피부염 등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면으로 된 양말을 신고, 발에 땀이 많이 날 경우에 는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것도 좋다. 곰팡이균은 발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 전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발 등 질환 부위를 만진 손으로 다른 부위를 만지면 안 된다. 만진 후에는 깨끗이 씻어주고 발수건은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구두나 운동화도 일광소독을 주기적으로 하여 잘 말리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