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중앙은행(BOE) 건물(사진=로이터/연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서 후퇴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도 이같은 행렬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중앙은행(BOE) 관계자들은 디지털 파운드화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자 이를 만드는 계획을 철회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CBDC를 발행하지 않으면서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물밑에서 은행권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어 “BOE는 타당성이 확보될 경우 CBDC 발행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되 민간기업들이 새로운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CBDC 발행에서) 물러날 의향이 있다"며 “BOE 직원들은 디지털 파운드화 도입에 따른 실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BOE와 영국 재무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지털 파운드화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 이를 번복하는 분위기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디지털 파운드화에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은행들이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을 제공하는 쪽에 집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BOE의 이같은 변화를 두고 “스테이블코인과 기타 결제 혁신이 등장함에 따라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감소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실제 미국 하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CBDC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를 통과시켰다. 지난달 한국은행도 CBDC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는 디지털 유로화 발행을 추진 중이다.
현재 BOE의 디지털 파운드화 프로젝트는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영국 정부는 CBDC 발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