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수공, 22일 성남정수장에서 수력 발전 활용 수소 생산 시작
값 비싼 단가로 경제성 부족 ‘한계’, “친환경에너지로 보급 확대” 의미

▲그린수소 생산시설 전경
환경부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의 일환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력 발전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든 '그린 수소' 공급에 들어갔다. 그러나 석유화학·제철 과정에서 나오는 그레이 수소(부생수소)보다도생산 단가가 2~3배 비싸 경제성 부족이라는 한계가 명확하다. '보여주기식 사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3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정수장에서 수력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를 생산해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린 수소란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 수소를 말한다. 상남정수장의 수소 생산 시설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수력 발전으로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를 수소충전소에 투입하는 국내 첫 사례다. 성남정수장 내 수소 생산시설은 하루 최대 188kg, 연간 62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수소차 약 40대를 1년간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문제는 수십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며, 생산 단가도 기존의 두 배가 넘게 비싸다는 것이다. 사업비만 국비 31억원, 수자원공사 13억원 등 총 44억원이 들어갔다. 전기를 직접 사용하는 대신 수력을 이용하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운영비로 1년에 7억7000만원이 지급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운영비 측면에서는 적자 상태"라고 밝혔다. 운영비는 구축비와는 별도다.
비싼 생산단가도 문제다. 국내에서 공급되는 수소 생산 단가는 평균 1kg 당 약 5000원, 운송비는 3000원 등 총 8000원 정도다. 그러나 성남정수장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생산단가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3배가량 비싸지만 운송비는 별도로 들지 않는다. 친환경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이 22일 환경부에서 국내 최초 수력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 본격 공급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김종환 기자
환경부는 이번 성남 사례를 시작으로 밀양댐과 충주댐에도 유사한 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두 시설이 완공되면 하루 최대 1069kg의 수소가 추가로 생산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상징적 사례로 내세우며 확대하고 있지만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수소차 보급 확대라는 명분은 있지만 이에 걸맞은 공급 인프라나 수요 기반이 충분히 갖춰졌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한 전문가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의미 있는 시도지만 지속 가능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타당성과 상징성뿐 아니라 시장성, 지속 가능성, 수요 연계 전략 등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