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조사 방식을 협의하고 싶다는 김건희 여사 측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최근 특검팀에 “김 여사의 건강이 좋지 않으니 하루에 한 혐의씩 자주 조사하자"고 요청했다. 특검이 정하는 날짜에 여러 번 출석해 조사받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소환 통지서를 수령한 변호인으로부터 특검에 방문해 조사 방식 등을 협의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특검은 협의는 불필요하고 통지된 일자에 따라 (조사)하는 것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에 내달 6일 오전 10시 피의자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오는 29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특검팀은 이날 신한은행·경남스틸·JB우리캐피탈 등 '집사 게이트' 투자 주체들을 대거 소환하며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진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1차로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측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HS효성을 제외한 3곳 관계자를 조사했다.
해외 출장을 이유로 21일 예정됐던 조사를 연기한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은 이달 31일 귀국해 다음 달 1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특검팀에 전달했다.
특검팀은 KB금융의 자회사인 KB캐피탈도 IMS모빌리티에 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투자 시점은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투자가 이뤄진 3개월 뒤다.
특검팀은 또 통일교가 최근 압수수색을 두고 '특검이 종교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각별한 배려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통일교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 지난 18일 특검팀이 가평에 있는 천정궁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검사와 수사관이 종교적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교인들이 성물로 여기는 물건을 수사관들이 발로 툭툭 건드리는 등 경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신앙공동체를 범죄집단으로 몰아간다는 주장도 폈다.
통일교는 “편향적 시각을 가진 일부 수사관의 종교 탄압적 압수수색에 명백히 유감을 표한다"며 “특검은 헌법 정신과 양심에 의한 종교적 기본권을 지키면서 수사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문 특검보는 이에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인과 상의해 충분한 협조가 이루어졌고 한학자 총재의 양해하에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됐다"며 “집행 과정에서도 최대한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했다"고 설명했다.
문 특검보는 “앞으로도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 절차 협의를 통해 적법한 수사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각별한 배려를 하는 특검 수사를 통일교 측에서 문제 삼는다면 특검의 주의와 노력은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