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몰고 준법투쟁도...“공사피해는 생존문제” 공사중단 촉구
시, 주민민원엔 미온적...국토교통부와 강천역 신설 협의만 ‘올인’


▲여주시 걸은리 강천터널 공사피해 주민들 시위 모습 제공=피해대책 추진위원회
여주=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여주~원주 복선전철 강천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여주시 강천면 걸은리 일대 주민들이 공사로 인한 발파음과 먼지, 지반 진동 등으로 생활 불편과 함께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주민들은 “날마다 터지는 발파음과 흔들리는 집에서 불안에 떠는 삶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며 대책 수립과 함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걸은리 주민들로 구성된 '철도건설 터널공사 피해 대책 추진위원회'는 지난 27일 복선전철 강천터널 공사현장 인근에 모여 '주민안전 위협하는 차량통행 중지하라', '소음, 진동, 미세먼지, 수질오염 못살겠다“등의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이면서 대책을 각계에 호소했다.
이날 주민들은 이어 15대의 승용차, 트럭과 트랙터 10대를 동원, 마을 앞과 터널 공사현장을 지나는 마감로를 시속 5~10km 운행하면서 준법투쟁을 벌였다.
이들 차량과 트랙터에는 '주민 고통 멈춰내라', '안전하게 살고싶다' 등의 구호판을 달고 운행하면서 주민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고령 주민들 우울증·청력 저하"… 터널공사로 인한 건강 위협 심각

▲주민들의 차량 시위 모습 제공=송인호 기자
주민들에 따르면 사전에 아무런 설명조차 없이 올 초부터 갑자기 터널 굴착작업을 하면서 이에따른 발파로 인해 발생하는 대포알 터지는 소음과 지진 같은 지반 진동이 현재까지 매일같이 발생, 주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화약 냄새와 더불어 폭음 뒤에 날아드는 분진(돌과 흙가루)이 온 마을을 뒤덮었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로인해 호흡곤란과 환청으로 인해 수면 장애를 겪고 불안, 심지어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A씨는 “70세 이상의 고령 주민들이 대부분으로 청력 저하와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며 “이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고 말했다.
“덤프트럭 수십 대 통행"… 교통사고·낙석 위험에 주민들 불안 고조

▲안전운행을 당부하는 걸은리 마을 전광판과 대형 트럭 모습 제공=송인호 기자

▲대형 공사차량 운행 모습 제공=송인호 기자
주민들은 아울러 “무엇보다 하루도 빠짐없이 동네 앞길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의 공사장 대형 덤프트럭으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커졌으며, 도로 침하와 낙석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분진과 화약 냄새로 창문을 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주민 B씨는 “공사 대형 트럭으로 인해 마을 입구 전광판에 주민들의 안전운행을 당부하는 내용을 글을 올렸다"고 하면서 교통안전의 심각성을 알렸다.
주민들은 덧붙여 “지반 진동으로 인해 주택 벽과 담벼락이 갈라지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공사중단 등 대책이 없다면 무기한으로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혔다.
주민들은 이와함께 “여주시에 진정과 단속, 대책을 요구하면 형식적인 절차를 밟으면서 국책사업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시공사 관계자,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적 한도 내에서 공사 진행" 주장

▲걸은리 강천터널 공사 현장 모습 제공=송인호 기자
이밖에 주민들은 현재 '소음·진동관리법'에 근거해 환경분쟁조정, 행정소송, 손해배상 청구, 가처분 신청 등 다각적인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천면 철도건설 터널공사 피해대책추진위원회는 “여주시청과 국토교통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면서 지속적인 집회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공사 현장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적 한도 내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민들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나 출입을 금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새로 민원담당 직원이 파견돼 왔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여주시는 주민민원에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강천역 신설을 위해 384억원의 사업비를 전액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k건설 등 7개 기업이 컨소시엄 구성 시공...기술제안서에 민원해소 방안 담겨

한편 이 공사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 중인 국책사업으로 여주시에서 강원도 원주시까지 연결되는 총 22.03km 길이의 복선전철 신설사업으로 동서축 철도네트워크의 단절구간을 연결해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강원권간 직결교통망 구축을 목표로 추진됐다.
문제의 제1공구 노반 건설공사는 여주역에서 강천면 도전리 원심천까지 이어지는 12.2km 구간으로 총사업비는 3530억원이며 공사기간은 2028년 12월 말까지로 계획돼 있다.
이 구간의 공사는 대표주간사인 k건설 등 7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을 맡았으며 기술제안서를 통해 △시공방안, △비용절감, △민원해소 방안을 제시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아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