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코인베이스·비트마인 순매수 상위권…테슬라·애플 제치고 투자심리 이동
“與野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기대감…‘디지털 달러’ 인프라에 자금 쏠린다”

▲뤼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을 대규모 순매수하고 있다. 전통적인 빅테크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 기대감에 발행사와 관련 인프라에 적극 베팅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서클 인터넷(Circle Internet)으로 나타났다.
USDC(USD코인) 발행사인 서클은 이 기간 9억2512만 달러의 매수 결제를 기록했고, 순매수액은 2억2701만 달러에 달했다
서클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구성하는 코인베이스(Coinbase)는 순매수 3위로, 1억7563만 달러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코인베이스는 USDC 공동 운영 파트너로, 미국 내 규제 정비 기대감에 따라 기관·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 업체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은 5위, 1억5096만 달러 규모의 순매수로 뒤를 이었고, 로빈후드(Robinhood)는 7위, 1억533만 달러로 집계됐다. 로빈후드는 주식과 암호화폐를 함께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스테이블코인 간접 수혜주로 분류된다.
레버리지 상품에도 투자 자금이 유입된 점도 눈에 띈다. XRP(리플)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VOLATILITY SHARES XRP 2X ETF'는 46위에, 또 다른 XRP ETF는 44위에 각각 올랐다. SOLANA (솔라나) 가격을 2배 추종하는 SOLANA 2X ETF 역시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직접적인 스테이블코인은 아니지만,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거나 활용되는 블록체인 인프라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관련성 있는 테마로 분류된다.
실제로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써클, 코인베이스, XRP ETF 2종, SOL 2X ETF 등 스테이블코인 및 인프라 연계 종목의 순매수 금액은 약 4억8000만 달러(약 6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투자자 관심이 테슬라, 애플 등 기존 성장주에서 정책 수혜 테마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투자 심리 변화의 배경에는 정책적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통과되며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윤곽이 잡혔고, '클래러티법(Clarity Act)', 'CBDC 감시 방지법'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명확화 입법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가치 안정형 디지털자산법'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자기자본 50억원 이상 △금융기관 또는 주식회사 △금융위원회 인가 등의 조건으로 규정하며, 준비자산은 현금·예금·1년 이내 국채 등으로 100% 보유, 이자 지급을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특화법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김 의원 안 역시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의 정의와 발행 요건, 감독 체계를 담고 있어, 여야 모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국내외 정책 변화가 스테이블코인을 투자 가능한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줄고 있다"며 “커스터디, 결제,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등으로 투자 관심이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