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진료·CT 검사량 ‘압도적 1위’…의사 수는 OECD 최하위
병상 3배, 의사는 절반…‘의료의 불균형’ 드러나
의료비 지출 빠르게 증가…보건지표 양극화 우려

▲보건복지부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0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제공=연합뉴스)
2023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OECD 평균보다 2.4년 높았다. 병상 수와 CT 검사량, 외래진료 횟수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았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 역시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임상 의사와 간호사 수는 평균에 못 미쳤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0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통계는 2023년 기준이며, 일부 항목은 2022년 이전 수치를 활용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스위스(84.3년), 일본(84.1년)에 이어 높은 수준이었다. 남성은 80.6년, 여성은 86.4년으로 나타났다.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3.2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다만 2012년(30.3명) 이후 점진적 감소 추세다. 회피가능사망률은 151.0명으로 OECD 평균(228.6명)보다 낮았으며, 영아사망률도 출생아 1000명당 2.5명으로 평균(4.1명)을 하회했다.
15세 이상 인구의 흡연율은 15.3%로 OECD 평균(13.2%)보다 소폭 높았다. 남성 흡연율은 26.8%, 여성은 3.8%였다. 주류 소비량은 연간 7.8ℓ(순수 알코올 기준)로 OECD 평균(8.6ℓ)을 밑돌았으며, 10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다.
과체중·비만 인구 비율은 36.5%로 일본(26.0%) 다음으로 낮았다. 그러나 2013년(31.5%) 이후 상승세를 보여 남성 43.0%, 여성 29.9%로 집계됐다.
임상 의사는 인구 1000명당 2.7명으로, 일본·캐나다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OECD 평균 3.9명). 임상 간호인력은 9.5명(이 중 간호사 5.2명)으로, 각각 OECD 평균(9.7명, 8.4명)에 미치지 못했다.
의학계열 졸업자는 10만명당 7.4명으로, OECD 평균(14.3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간호대 졸업자는 46.0명으로 평균(35.0명)을 상회했다.

▲(제공-보건복지부)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6개로 OECD 평균(4.2개)의 3배 수준이었다. 이 중 급성기 병상은 7.4개로 평균(3.4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의료장비는 CT가 100만 명당 45.3대, MRI가 38.7대로 각각 OECD 평균(CT 31.1대, MRI 21.2대)을 웃돌았다. 실제 검사 건수 기준으로는 CT가 1000명당 333.5건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았고, MRI는 90.3건으로 평균(92.4건)과 유사했다.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인당 18.0회로 OECD 평균(6.5회)의 약 2.8배에 달해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입원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17.5일로 일본(26.3일)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고, 급성기 환자는 평균 7.2일이었다.
제왕절개 건수는 출생아 1000명당 610.6건으로, OECD 평균(292.5건)의 2배 이상이며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65세 이상 인구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은 84.8%로, OECD 평균(51.8%)을 크게 웃돌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요양 수급자 비율은 재가 9.0%, 시설 2.7%로 각각 OECD 평균(재가 11.2%, 시설 3.5%)보다 낮지만, 고령화에 따라 증가 추세다. 돌봄종사자는 65세 이상 인구 100명당 5.3명, 장기요양 병상 및 침상 수는 1000명당 53.8개였다.
2023년 한국의 경상의료비는 GDP 대비 8.5%로 OECD 평균(9.1%)보다 낮았지만, 1인당 경상의료비는 4,586.3달러(PPP 기준)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7.8% 증가해 OECD 평균 증가율(5.2%)을 크게 웃돌았다.
지출 구조를 보면 정부·의무가입 지출 비중은 60.4%(2013년 55.9%)로 늘었고, 가계직접부담 비중은 31.2%(2013년 38.3%)로 감소했다.
국민 1인당 의약품 판매액은 968.9달러(PPP 기준)로 OECD 평균(658.1달러)보다 310.8달러 많았으며, 벨기에(1,057.1달러), 독일(971.8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보건복지부 임호근 정책기획관은 “국제 비교가 가능한 통계를 지속 생산하고,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한 정책 근거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