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 파월은 매파적 스탠스…9월 미 금리인하 불투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31 15:01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통화정책 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이 나왔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매파적인 기조를 고수하자 9월 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졌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연준은 30일(현지시간)일 2일간 이어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올들어 다섯 번째 금리 동결이다. 이로써 한미 양국의 금리차는 2%포인트로 유지됐다.


이번 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였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위원회는 앞으로 입수할 데이터, 경제 전망의 변화, 리스크 균형 등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리 동결 기조를 고수했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선 간부급 인사들이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행사해 주목을 끌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은 노동시장이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연준 이사 두 명이 FOMC 회의에서 소수 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이사 두 명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렇듯 연준 내부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완만하게 제한적'이라고 평가한 뒤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보다 다소 높다고 보이지만 현 수준이 실업을 늘릴 정도로 경제활동을 제약하지는 않는다고 본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특히 인플레이션 관리에 방점을 뒀다. 그는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겠지만 지속적일 수 있으며 이것은 평가되고 관리되어야 할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의무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잘 유지하면서 일회성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9월 금리인하와 관련해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금리인하를) 미리 결정하지 않으며, 9월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음으로써 인프렐이션을 '눈감아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6월 물가지표는 기업들이 관세와 관련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실제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자료에 따르면 가정용 가구 및 제품의 전월 대비 가격 상승률은 1.0%로, 5월(0.3%)에 비해 대폭 올랐다. 가전제품 가격도 1.9% 오르면서 5월(0.8%)보다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의류의 경우 가격 상승률이 4월과 5월 각각 0.2% 하락, 0.4% 하락을 보였지만 지난달엔 0.4% 상승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관세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식어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7월 FOMC 이후 연준이 9월 회의까지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을 56.8%로 높여 반영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35%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OMC 회의가 마무리되기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분기 국내총생산(GDP)가 막 나왔다"며 “3%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고 썼다. 이어 파월 의장을 향해 “'투 레이트'는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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