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장 1·2심 당선 무효형, 3심 앞두고 강철호 ‘부상’
중구청장, 지선 중 재판 치러야…전 청장 ‘설욕전’ 나서
사하구청장 9월 1심 선고…갑·을 후보 난립 셈법 ‘복잡’
강서구청장, 당선무효형 면해, 민주당 의원과 대결 구도
영도구청장, 과거 폭행 등 구설…현 시의장 도전에 주목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로고.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10개월 앞두고 부산 지역에선 크고 작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기초단체장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31일 지역정가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김진홍 동구청장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으면서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통상 3심에선 1심과 2심의 선고 결과를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3심 선고는 내년 지선 실시 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강철호 시의원이 당내 단독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확 올라갔다. 실제로 김 청장이 당선무효형을 최종 선고 받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당내 경쟁자는 강 시의원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크다. 강 시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곽규택 의원의 당선을 도운 1등 공신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 후보 간 갈등으로 표심이 나뉠 수 있는 틈을 타, 민주당 소속으로 동구청장 출마가 전망되는 김종우 전 동구청장 비서실장이 두각을 나타낼지 여부도 주목된다.
중구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최진봉 구청장은 2021년 5월 공무원에게 자신의 벤츠 차량 번호와 위치를 알려주고 불법주차단속을 무마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지난해 말 검찰에 송치됐다.
최 구청장은 지방선거가 한창일 때 재판을 받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지역에선 구청장 탈환에 나선 윤종서 전 구청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윤 전 청장은 2018년 지선 때 민주당 소속으로 구청장에 당선됐다가 재산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지난해 총선 때 국민의힘 조승환 국회의원의 당선을 도와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원도심인 중구에서 민주당 출신 당선 이력을 지닌 덕에 여야 표심의 확장성 있는 후보로 구분된다.
민주당에선 박미영 중·영도 지역위원장과 최학철 구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이 보수세가 센 원도심의 특성상 지역 기반을 극복할 지에 대한 꼬리표가 항상 붙어있다.
사하구는 갑과 을 지역구로 나뉘는데, 이 중 갑의 소속 국민의힘 이갑준 구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오는 9월 11일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이 청장에게 징역 10개월 선고를 재판부에 요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갑준 청장의 출마 포기설'이 심심찮게 나돌면서 김척수 전 당협위원장의 출마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당협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이성권 예비후보의 단수 공천에 불만을 품었다. 그럼에도 결국 '원팀'을 이루며 이 예비후보를 도왔다. '정치적 빚'을 진 이 예비후보는 민주당 최인호(재선) 의원과 겨뤄 접전 끝에 불과 693표 차이로 당선했다. 이렇듯 초접전 경합 지역인 사하갑에서 수성을 위해선 이성권 의원이 김 전 당협위원장을 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여기에다 을 당협위원장인 조경태(6선) 의원의 의중도 무시할 수 없다. 을에선 지난 지선에 나서 당내 경선에서 패한 노재갑(60)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지난 총선 때 조 의원과 각을 세웠으나 기초의원 3선 이력의 이복조 시의원도 주민들과 스킨십이 남달라 구청장 후보군으로 구분된다.
이들 중 한 명과 본선 경쟁을 벌일 민주당 후보군으로 전원석 시의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태석 전 구청장은 출마 의지가 없는 것으로 지역에서 전해진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 을지역의 당협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복조·성창용 시의원과 송샘 구의원 간 갈등의 틈을 파고 들어 표심을 얻으려 한다.
강서구 또한 국민의힘 김형찬 구청장이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다만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그는 1심에서 80만원의 벌금 선고에 그쳐 직을 유지하며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상 1심보다 2심 선고는 낮게 판결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김 구청장은 김도읍(4선) 의원이 영입한 인사로, 당협과의 관계도 원만한 덕에 당내 경쟁자는 없다.
다만, 현 구청장과 맞대결이 예고되는 민주당 박상준 구의원이 변수로 떠오른다. 그는 2017년 재·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공천을 받아 구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탈당해 무소속 출마로 두 번이나 당선된 이력 덕에 지역 기반이 탄탄하는 평을 받는다. 여기에다 민주당 변성완 지역위원장의 신임을 얻고 있어 당내 경쟁자가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영도구의 경우 국민의힘 김기재 구청장이 2023년 송년회 자리에서 구의회 의장과 언쟁을 벌이다 뺨을 때린 혐의로 고소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
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평소 가깝게 지낸 김비오 민주당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의 개소식에 참석해 “김비오 파이팅"을 외쳐 선관위로부터 '주의' 공문을 받기도 했다.
김 청장은 내년 지선에서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과 당내 대결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안 의장은 지역 정가에선 마당발로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9대 시의회 최다선이자 4선 출신 안 의장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치 구력이 상당히 높다. 20여년 간의 정치 내공을 바탕으로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을 발휘, 이례적으로 전·후반기 의장직을 연임했다. 여기에다 지난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조승환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당선을 도왔다. 당협과 관계가 원만한 덕에 당내 경선도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그래서 인지 이번엔 그가 24년 만에 구청장 도전을 이룰지 지역 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 구도를 나서는 민주당 인사로는 민주당에선 김철훈 전 구청장과 박성윤 전 구의원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