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기한 하루 넘겼으나, 합의점 찾지 못해
추가협상회의 추후 개최, 정부 “적극 참여할 것
환경단체 “플라스틱 생산 감축 입장 명확히 해야”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5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5.2)이 결렬된 뒤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추가협상회의(INC-5.2)가 결렬됐다. 당초 회의는 전날 종료 예정이었으나, 마지막까지 협상이 지속되면서 기한을 넘겨 15일(현지시간)에 종료됐다.
이번 추가협상회의는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된 INC-5.1에서 주요 쟁점에 대한 국가들간의 이견 대립으로 인해 협약 성안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서 개최됐다. 그러나 부산에 이어 스위스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협상국들은 플라스틱의 생산 규제와 재원 마련 및 지원 방식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그간의 논의결과를 기반으로 추가협상회의를 추후에 개최하고 협상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및 순환경제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환경분야 국제규범 형성에 지속 적극 기여해 나갈 방침이라 밝혔다.
우리나라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정기용 기후변화대사는 “지난 3년간 이뤄진 협상에 이어 금번 추가회의에서의 치열한 협의에도 불구,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협정 타결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는 그만큼 각국의 플라스틱 오염 대응과 경제적 이익 수호를 위한 이해가 다르고 동시에 이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부산에서의 INC-5.1 개최국으로서 향후 후속협상 과정에서 입장이 다른 국가들간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교량적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선 우리나라 정부가 플라스틱 규제를 위해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은 INC-5.2 결렬 소식에 논평을 내고 “한국은 지난 INC 5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 조항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 2022년 기준 세계 5위 석유화학제품 생산국인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오염과 기후위기에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계속될 국제협상에서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적극 촉구해야 한다"며 “이는 주요 플라스틱 생산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책임을 다하는 길이자, 공급과잉으로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현실적 출구전략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나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정부 대표단의 약속처럼 국제 플라스틱협약이 본래의 의미를 살려 강력하고 야심찬 협약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특히 이번 정부가 탈(脫)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플라스틱의 과도한 생산을 줄이는 조항과 플라스틱이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유해성 문제를 담고 있는 조항을 지지해, 국제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