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2분기 가계 빚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주택 매매와 주식 투자 열기가 동시에 불붙으면서 '영끌'과 '빚투'가 재현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말(1928조3000억 원)보다 24조6000억 원 불어나며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분기 증가 폭도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가장 컸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액까지 포함한 포괄적 지표다. 지난해 1분기 통화 긴축 여파로 3조1000억 원 감소했지만 그 이후 다시 반등해 올해 2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카드대금)을 제외한 순수 가계대출은 1832조6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3조1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직전 분기 증가액(약 3조 원)의 여섯 배 수준이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4조9000억 원 늘었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8조2000억 원 증가했다.
정책성 주택대출 규모도 확대됐다.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 대출 잔액은 331조2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조6000억 원 증가했지만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8%로 소폭 하락했다.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93조7000억 원으로 석 달 새 19조3000억 원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16조 원, 기타대출이 3조3000억 원 증가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 등)의 대출도 314조2000억 원으로 3조 원 늘어나, 작년 4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1분기의 세 배 수준이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9000억 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이번 가계대출 확대 배경에 대해 2월 이후 늘어난 주택 거래량이 주택담보대출을 자극했고,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확대가 더해지며 전체 대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상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1.4%(연율 2.8%)로 집계됐다. 한은은 GDP 성장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소폭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판매신용(카드대금) 잔액은 120조2000억 원으로 주로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1조4000억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