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직구’ 사업 띄운 컬리, 연간 흑자 동력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26 19:03

25일 프리 오픈…사전 운영 후 연내 정식 서비스
가격 경쟁력 ‘의문’, 물류비 부담·관세 제도 변수
창사 이래 첫 상반기 영업익 흑자, 순손실 규모↓
‘타사 협업’ 내수도 외형 확장, IPO 재도전 관측

사진=컬리 공식 SNS 갈무리

▲사진=컬리 공식 SNS 갈무리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컬리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미국 역직구 사업에 뛰어들 만큼 외형 성장에 주력하는 가운데, 올 들어 개선세가 뚜렷해진 수익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한인 대상의 컬리USA 베타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지난 25일부터 프리 오픈에 돌입했다. 컬리USA는 국내 상품을 특송업체 DHL를 통해 미국 전역에 48시간 내 배송하는 것이 목표인 역직구 서비스다. 프리 오픈 기간에는 초대받은 회원에 한해 이용 가능하며, 사전 운영 후 서비스 안정화를 거쳐 연내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컬리는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국내 상품을 미국 현지에 수출해 왔다. 이후 K-푸드·K-뷰티에 대한 미국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해 6월 해외 법인(컬리 글로벌) 설립과 함께 역직구 배송 사업을 시작하며 한인마트 위주로 시장 반응을 살펴왔다.



신규 글로벌 사업 모델 띄우기에 나섰으나 시장 안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 정책'이다. 컬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구매 금액을 조건으로 '무료 배송'을 제공 중이다. 냉동·냉장식품은 89달러, 상온은 49달러 이상, 김치류는 59달러 이상 주문하면 배송비를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4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항공기를 통한 직배송 구조에 더해, 빠른 속도만큼 비용 부담이 높은 글로벌 택배사까지 활용하는 탓에 배송비 부담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미국 대표 이커머스인 아마존마저 신선식품 당일 배송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컬리의 경우 높은 물류 단가로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소액 소포 면세 제도를 폐지하면서 컬리 입장에선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여태껏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는 무관세를 적용해왔으나, 오는 29일 0시부터는 미국에 도착하는 국제 우편물에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없던 세금이 붙는 터라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분이 적용돼 소비자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업계 분석이다.


2023년 초 기업 공개(IPO) 철회 후 컬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올해 다시 공격적으로 몸집 부풀리기를 꾀하는 분위기다. 컬리 앱 기반에서 벗어나 하반기 중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전용관 형태로 '컬리N마트'를 입점시키는 것도 외형 확장책의 하나다. 또 다른 핵심 동력인 미국 사업의 성공도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아직 IPO와 관련한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현금 창출능력을 갖추면서 재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컬리는 지난해 첫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한 이후, 올 들어서도 1~2분기 연속 에비타 흑자를 기록했다. 법인세·이자비용·감가상각비를 제하기 전 영업이익을 뜻하는 에비타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창사 10년 만에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까지 거두며 연간 흑자에 청신호도 들어왔다. 같은 기간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사실상 적자가 지속되는 상태지만, 전년 동기(-162억원) 대비 순손실 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다.


컬리 관계자는 “연간 영업이익 흑자는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올해는 성장성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현재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동시에 매출 성장률은 가속화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확장되도록 하반기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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