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진두지휘 ‘현대차 로봇 리더십’ 고속질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28 16:15

로보틱스 사업매출 2030년 그룹 비중 20% 달성 목표

美에 공장 신설, 보스턴다이나믹스 AI 접목 로봇 혁신

로봇개 스팟, 갓탤런트 예능쇼 안무 뽐내고 예선 통과

자동충전로봇도 인천공항 이용 전기차에 서비스 계획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매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 '스폿'을 매일 데리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행사장에서 한 말이다. 자동차를 넘어 로봇까지 현대차 그룹의 역량을 넓히겠다고 선언한 상징적 장면이었다.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로봇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오는 2030년 그룹 매출에서 로보틱스 비중을 2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미국에 로봇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만드는 제품들은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상품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에 걸쳐 미국에 260억달러(약 36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달러(약 29조2000억원)에서 50억달러(약 7조원)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현대차는 미국 투자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로봇을 꼽았다. 추가 투자금 중 상당액을 현지 로봇 공장 신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신공장을 미국 내 로봇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시킴으로서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생산 규모는 연간 3만대 수준으로 정해졌다.


자동차 생산현장에서도 로보틱스 기술력이 접목되고 있다. 미국 매체 CNN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초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소개했다.


CNN 영상에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공장 내를 순찰하며 작업자의 품질 검사 및 시설 점검을 수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스팟은 엔지니어의 뒤를 따라다니며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작업을 촬영하고, 이를 AI 알고리즘이 분석해 조립이 제대로 됐는지를 판단한다.


스팟은 미국 N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 무대에도 섰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지난 6월 스팟 5대가 전설적인 영국 록그룹 퀸의 인기곡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노래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는 무대를 공개했다. 심사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예선을 통과했다. 이어 26일(현지시각) 본선에서는 미국 힙합 그룹 마키 마크 앤 더 펑키 번치의 '굿 바이브레이션(Good Viberation)'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공연한다. 스팟의 준결승 진출 여부는 시청자 투표를 거쳐 결정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이 일반인들에게는 즐겁고 매력적인 로봇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 개 '스팟'이 HMGICS 내부를 순찰하며 자동차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미국 CNN은 최근 스팟이 일하는 영상을 보도하며 이 곳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 개 '스팟'이 HMGICS 내부를 순찰하며 자동차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미국 CNN은 최근 스팟이 일하는 영상을 보도하며 이 곳을 '유연한 제조 환경을 갖춘 미래 공장 모델'로 소개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가 스팟 다리 부품을 들어 접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최근 공개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가 스팟 다리 부품을 들어 접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최근 공개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역시 진화하고 있다. 토요타리서치연구소(TRI)와 공동 개발한 거대행동모델(LBM)을 아틀라스에 적용해 사람처럼 판단하고 자연스럽게 동작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아틀라스는 지난해 엔진커버 부품을 이동식 보관함으로 옮기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는 다른 로봇을 만드는 부품을 적재함 또는 선반에 옮기는 작업을 해냈다. 초기 로봇은 문제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지만, 아틀라스는 알고리즘 또는 하드웨어를 바꾸지 않고도 학습 경험을 통해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실증도 준비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손잡고 공항 환경에 최적화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찾고 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인천국제공항의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 운영 시나리오를 발굴해 적용할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업무용 친환경차 대상으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을 실제 운영하며 사용성을 검증하고 공항공사 직원들의 피드백을 수집해 공유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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