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배우고 다시 고향으로… 청년들이 만든 클래식 무대
'스테리 앙상블', 음악으로 청년 정착과 지역 문화의 길 열다

▲지난 29일 칠곡 왜관읍'카페 파미'공연을 마치고 스테리 앙상블 단원들이 김재욱 칠곡군수와 함께'럭키 칠곡'포즈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칠곡군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청년 유출'은 지방 소멸의 가장 뚜렷한 징후로 꼽힌다. 하지만 고향을 지키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청년들도 있다. 본지는 경북 칠곡군에서 음악으로 지역과 호흡하며 후배들을 키워가는 청년 앙상블 '스테리'의 활동을 통해, 청년 정착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한다.<편집자주>
◇고향에서 다시 시작된 음악의 꿈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칠곡군 출신 청년들이 스스로 무대를 만들며 고향을 밝히고 있다. '반짝임'을 뜻하는 스테리 앙상블은 지난해 5월 문화도시 활동 속에서 결성됐다.
축제 무대에서 만나던 청년들이 “우리도 팀을 꾸리자"는 의기투합 끝에 시작된 작은 움직임은 어느새 지역의 대표 청년 음악단체로 성장했다.
결성 이후 병원과 학교, 축제 현장에서 꾸준히 연주해왔고, 현재는 연간 20회 이상의 무대를 소화한다. 오는 12월에는 칠곡 향사아트센터 송년음악회에도 오를 예정이다.
◇지역서 배우고, 다시 지역으로
스테리 앙상블의 뿌리는 모두 칠곡이다. 초·중학교를 이곳에서 다니고, 지역 청소년 오케스트라인 영챔버 오케스트라를 거쳐 음대로 진학한 이들이 중심이다.
현재 17명이 활동 중이며, 주축은 20대 청년이지만 30대 단원도 함께한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중심으로 관악기와 타악기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편성을 갖췄다.
단원들은 연주 활동뿐 아니라 방과 후 학교 강사로 나서고, 오케스트라 후배들을 지도하며 지역 청소년들에게 음악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생활 속 무대로 스며드는 클래식
지난 29일, 왜관읍의 작은 카페 '파미'는 특별한 공연장으로 변했다.
스테리 앙상블 단원 다섯 명이 영화음악을 연주하자, 주민들은 동네에서 만나는 수준 높은 음악에 감탄했다.
대도시 공연장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클래식이 생활 속으로 스며든 순간이었다.
악기를 옮기고 연습을 이어가는 과정은 번거롭지만, 단원들은 약속을 지키며 즐겁게 움직인다.
음악을 삶으로 삼고, 고향에서 뿌리내리는 청년들의 도전은 '떠남'을 전제로 한 지방 현실을 바꿔가고 있다.
◇청년 정착, 문화가 길이 되다
스테리 앙상블의 역사는 아직 짧지만, 이들의 존재는 분명하다.
고향에서 배운 것을 다시 고향에 돌려주는 순환 구조 속에서 지역사회는 활력을 얻는다.
칠곡군은 이들의 활동을 위해 무대를 마련하고 꾸준히 지원하며 문화예술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청년들이 고향에서 취업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라며 “문화와 일자리를 통해 청년 정착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원(26) 단원은 “고향에서 배운 음악을 후배들에게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문화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