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배 건국대 교수, ‘AI 3대 강국 도약 위한 LNG 활용 전략’ 발표
AI·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폭증 뇌관’...유연 자원 확대와 계통안정 필수
AI 강국 도약은 안정적 전력 전제, 단기 해법은 LNG, 장기 수소·신기술”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세계적인 확대 추세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와 산업계에서 제기됐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가 2일 열린 '제8회 LNG 포럼-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LNG활용 전략'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열린 제8회 LNG 포럼에서 “AI 데이터센터 산업이 본격화되면 국내 전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전원 믹스와 유연성 설비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폭증 뇌관'...유연성 자원 확대와 계통안정화 필수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AI 데이터센터 산업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며 “앞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곳곳에 들어서게 되면 새로운 산업용 전력수요 폭증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지금처럼 전력망 확충과 송전망 병목 해소가 지연될 경우, 특정 지역의 전력 불균형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지속적인 전력 공급 △주파수 유지(60Hz) △지역별 전압 안정 △전력 품질(무왜곡 파형) 등 4대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주파수 조정과 계통 안정화에는 유연성 자원이 핵심인데, 현재로서는 LNG 발전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ESS(에너지저장장치), 연료전지 등과 함께 LNG가 단기적 안정자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AI 강국 도약, 안정적 전력 기반이 전제, 단기적 해법은 LNG, 장기적으로는 수소·신기술"
박 교수는 “2030년 이후 재생에너지와 원전 비중이 늘어나면 계통 유연성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소 터빈 등 고비용 신기술이 보급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 활용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데이터센터 자체적으로도 자가발전, ESS, UPS 등 보조 설비를 구비해 전력망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발표를 마치며 박 교수는 “AI 산업은 전력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안정적·경제적·친환경적 전력공급 없이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산업 모두 경쟁력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3대 강국 도약의 전제는 안정적 전력공급 체계 구축이며, 그 핵심은 당분간 LNG가 담당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일 열린 '제8회 LNG 포럼-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LNG활용 전략'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다양한 LNG 활용 전략이 제시됐다. 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김남규 SK멀티유틸리티 대표, 송민호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사업본부장, 박종배 건국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김남규 대표는 최근 울산에 착공한 아마존 데이터센터 사례를 소개하며 “AI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존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안정적인 전력 품질, 민원 최소화, 그리고 LNG 냉열 활용 가능성과 같은 입지적 장점 때문"이라며 “28년까지 빠르게 완공해야 하는 일정 속에서 울산이 최적지로 꼽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민호 본부장은 LNG 냉열이 데이터센터 운영비 절감의 핵심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이 전체 운영비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LNG 냉열을 활용하면 약 20%의 전력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1200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로 3~3.5년 내 투자 회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폐플라스틱, 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분야에서도 냉열 기술의 확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종배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산업용 전력 수요를 폭증시킬 것이며, 이를 뒷받침할 유연한 전원과 전력망 구성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수도권은 송전망 제약으로 200건 넘는 데이터센터 신청 중 일부만 승인되고 있다"며 “비수도권으로 이전해 발전소 인근에서 PPA(전력구매계약)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AI 시대의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LNG 발전이 단기적·현실적 해법임을 강조했다. 동시에 △재생에너지·ESS와의 병행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투자 확대 △데이터 허브 구축을 위한 지역 거점 개발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김창규 부회장은 “LNG를 더 이상 '브리지(과도기 에너지원)'로만 보지 말고, AI와 전기화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재인식해야 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