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적대적M&A 1년…MBK·영풍 ‘흔들’ 고려아연 ‘우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13 12:42

내년 3월 주총도 전쟁터…주주들 누구 손 들을까

이사 6명 임기만료 예정…최윤범 회장 측 '경영 성과 및 기업가치 제고 강조'

MBK·영풍 각종 리스크 부각하며 공세 지속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10월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0월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기습 공개매수로 시작(지난해 9월13일)한 고려아연 적대적M&A가 만 1년이 지났다. 이 기간동안 두 번의 주주총회가 있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주총을 통해 MBK·영풍과의 이사회 구도를 11대 4로 만들었다. 최 회장 측의 판정승, MBK·영풍의 판정패다. 하지만 MBK·영풍은 내우외환에도 적대적M&A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내년 3월 있을 정기주총도 양측간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19명이다. 4명은 법원에 의한 직무정지 상태다. 실제 이사로 활동하는 인원은 15명이다. 이 가운데 6명(최윤범·정태웅·장형진·황덕남·김도현·이민호)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과 MBK·영풍은 본인 추천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 치열한 여론전과 주주 설득 작업 경재 등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의 평가도 최 회장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동안 최 회장 측 인물들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롯데카드 사태로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고 계속된 환경오염과 대규모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MBK와 영풍에 대한 국민적 반감은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MBK·영풍이 추천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더 진입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인 록히드마틴과 전략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과 미국이 원활하게 관세협상을 타결짓는 데 고려아연이 단초가 된 것이다. 또한 고려아연은 또 다른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지난 6월부터 미국에 직접 수출하기 시작해 중국의 수출통제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실적도 좋아졌다. 역대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며 높은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7조6582억원을 올리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300억원을 보이며 전년동기 대비 16.9% 성장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최윤범 회장이 추진한 신사업들이 일제히 매출 및 이익 증가 혹은 흑자 전환 등을 나타내며 호조를 보였다.




고려아연은 올해 두 번째 자기주식 소각을 예고했다. 지난해 주주, 시장과 약속을 차질없이 지키겠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지난해 MBK·영풍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벌인 대항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러한 약속 이행과 높은 주주환원율(2025년 상반기 기준 113.1%) 등으로 지난해 공개매수 직후 유상증자로 다소 떨어진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일 고려아연은 지난 6월 12일에 이어 자사주 68만10주를 소각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소각한 자사주는 136만20주다. 고려아연은 올 12월 68만10주를 추가 소각해 전체 발행주식의 9.85%(204만30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공개매수한 주식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측도 불안요소가 있다. 내년 3월 장형진 고문의 임기가 만료된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려면 이에 앞서 이사회의 과반 동의가 필요하다. 만약 고려아연 측 이사들이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 상정을 반대할 수 있다. 이럴 경우 MBK·영풍은 법원에 '의안 상정 가처분'을 제기할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분쟁의 시앗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영풍은 외면하고 있지만 최윤범 회장이 경영한 이후 고려아연은 '탄탄한 기업'에서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 도약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며 “지난해 MBK·영풍이 적대적M&A를 시도하며 그토록 비판한 최 회장의 신사업도 서서히 궤도에 오르며 이익을 내고 있어, MBK·영풍이 머쓱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영풍·MBK 파트너스 CI

▲영풍·MBK 파트너스 CI


박상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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