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회장 “내년부터 그룹 회장만 전념”
iM금융, 이달 은행장 선임 절차 돌입
지주 부사장·은행 부행장 유력 후보로
시중은행 굳히기·하이브리드 전략 성과 숙제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iM금융지주 회장과 iM뱅크 행장의 겸직 체제가 내년부터 종료된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이 iM뱅크 행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iM뱅크의 새로운 수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새 행장은 iM뱅크를 시중은행으로 본격 자리매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병우 회장은 지난 12일 지역 주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말까지 iM뱅크 행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내년부터는 그룹 회장 역할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DGB대구은행(현 iM뱅크) 행장이었던 당시 DGB금융지주(현 iM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돼 회장과 행장 겸직을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공식적으로 이끌었고, 12월에는 조직 안정화란 과제를 안고 행장 1년 연임이 결정됐다.
오는 12월 행장직 임기 만료를 앞두고, iM금융은 이달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은 CEO(최고경영자)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iM금융은 당국의 모범 관행이 발표되기 전에도 내규에서 은행 승계 절차는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개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행장 기본 후보군은 지주·은행의 상임이사(상임감사위원 제외)와 부사장·부행장 이상으로 재임 중인 인사가 대상이다. 예비후보군에는 계열사 사장과 지주·iM뱅크 임원으로 재임 중이면서 회장이 추전하는 경우, 외부 자문기관 등 지주 외부로부터 추천을 받은 경우 포함된다. 지주에서는 CEO 육성 프로그램 과정을 운영하며 CEO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력 후보군으로 iM금융지주 부사장인 천병규(그룹경영전략총괄)·성태문(그룹가치경영총괄)·박병수(그룹리스크관리총괄·iM뱅크 부행장 겸직)와 iM뱅크 부행장인 강정훈(경영기획그룹)·김기만(수도권그룹) 등 5명이 거론된다. 모두 지주에서 그룹 전략이나 리스크를 관리한 경험이 있어 그룹 차원의 이해도가 풍부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박병수·성태문 부사장은 은행 경험도 갖추고 있어 후보군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예상이다.

▲iM뱅크 본사.
차기 행장은 무엇보다 iM뱅크가 지방은행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시중은행으로서 존재감을 갖추도록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iM뱅크는 지난해 6월 시중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단 후 1년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 자산 등 규모 면에서는 지방은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iM뱅크의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77조원으로, KB국민은행(575조원)의 약 7분의 1, 우리은행(494조원)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BNK부산은행(81조원)보다도 작은 규모로, 점차적으로 덩치를 키워나가야 한다.
하지만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최근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자산성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M뱅크의 원화대출 성장률은 지난 1분기 -0.1% 감소했다가 지난 2분기에 0.4% 성장했다. 가계대출 성장률은 1분기 0%에서 2분기에 1.7%로 증가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대씩 성장했다는 점에서 시중은행 전환 후 오히려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여기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행을 위한 기업대출 관리와 포트폴리오 전환 등으로 기업대출은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4분기 -0.2%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올해 1분기 -0.2%, 2분기 -0.5% 각각 하락했다.
iM뱅크가 내세우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 실현도 차기 행장의 주요 과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과 지역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을 지향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iM금융도 그룹 차원에서 '온리 원(Only 1) 하이브리드 금융그룹'을 내세우고 있는데 iM뱅크의 역할이 핵심이다.
황 회장은 “iM금융은 업계 최고 수준의 투명한 지배구조와 공정한 경영승계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이번 행장 승계도 이런 원칙에 따라 객관적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준수해 역량과 자질을 겸비한 최적의 인재가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