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본 車관세 15%로 인하…한국차가 일본차보다 비싸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16 09:04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미국이 16일(현지시간)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 한국보다 10%포인트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난항에 빠진 와중에 이같은 관세차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전망이다.




미 세관국경보호청(CBP) 이날 오전 0시 1분부터(한국시간 16일 오후 1시 1분)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15% 관세를 적용한다고 전날 연방 관보를 통해 밝혔다. 반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는 25% 관세가 계속 적용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에 비해 비싸지는 가격 역전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으로 기본 관세(2.5%)가 적용된 일본·유럽산 자동차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 바 있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미국 내 판매 시작 가격이 2만5450달러(3500만원)으로,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코롤라 하이브리드(2만8190달러·3900만원)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일본에 부과되는 자동차 관세가 한국(25%)보다 10%포인트 낮아질 경우 코롤라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4700달러(3400만원)까지 내려가 아반떼 하이브리드보다 싸지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지난 4월 3일부터 자동차에 25%를, 지난 5월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기존 관세에 추가로 부과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과 큰 틀에서 무역 협상을 타결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협상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빚으면서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바로 낮추지 않았다.


이에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미일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도 일본처럼 미국이 약속한 자동차 관세 인하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 등을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일본과 같은 사실상의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는데 대미 투자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투자 이익은 투자 원리금 변제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절반씩 나눠 갖고 변제 후에는 미국이 90%를 갖는다는 조건이다.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이뤄져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일본은 45일 이내에 자금을 대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정부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미국을 다녀간 데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아 국익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미국과 합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한 여 본부장은 취재진에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디테일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어떤 게 우리한테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일본이 먼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 것에 대해 “우리도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의 과정이니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르면 이날 자신의 대화 상대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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