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문직 비자 발급에 1.4억 폭탄…‘영주권 장사’ 골드 카드도 시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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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골드카드 행정명령 서명을 앞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연간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로 증액하기로 했다. 거액을 지불하면 미국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골드 카드' 비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됐다. 외국인의 입국 문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골드카드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골드카드는 개인에 100만달러(약 14억원), 기업에 200만달러(약 28억원)로 제공된다"고 적었다.


이어 “오랜 기간 동안 우리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허용해왔다"며 “미국 국민과 납세자들이 우리의 합법적인 이민 시스템으로 혜택받는 시간이 한참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골드카드로 10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을 기대한다"며 “골드카드 수익은 감세, 친성장 프로젝트, 국가 부채 축소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강조해온 골드카드 프로그램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재정적 선물을 자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준 외국인의 입국을 촉진하는 비자 프로그램이고 상무부 장관이 감독할 것"이라며 “상무장관, 국무장관, 국토안보부장관은 이날부터 90일 이내 골드카드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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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카드 접수 사이트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골드 카드를 당장 사라"며 홈페이지 링크를 공유했다.


'트럼프카드닷고브'라는 이름의 사이트에는 “트럼프 골드 카드가 왔다"는 문구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에어포스원에서 공개한 골드카드 이미지가 등록됐다.


이 사이트에는 개인별, 기업별로 신청할 수 있는 골드카드에 대해 소개하고 신청 절차에 대해 안내한다. 심사비를 포함해 골드 카드 비용을 지불하면 미 이민당국의 신원 검증 과정을 거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기업의 경우 200만달러를 지불해야 골드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사이트 하단에는 이름과 이메일 주소, 출신지, 개인 또는 법인 여부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는 부분이 있는데 출신지는 국적이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중동 포함, 북미, 오세아니아, 중앙아메리카, 남미, 카리브해, 아프리카 등 8개 지역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다.


해당 내용을 입력한 후 제출하면 인증절차를 걸친 후 “당신의 여정이 시작된다"는 안내문구가 나온다.


사이트에는 또 500만달러(약 70억원)를 지불하면 미국 밖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고도 미국에 연간 270일 체류할 수 있는 '플래티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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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서 안내되는 트럼프 골드 카드와 플래티넘 카드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H-1B 비자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비자로,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이 가능하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신청 수수료는 1000달러인데, 이를 100배인 10만 달러로 크게 올린 것이다. 게다가 이 금액은 1인당 1년치이며, 체류 기간 매년 같은 금액의 수수료를 내고 갱신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미국에 일시적으로 노동자를 데려와 부가적이고 고숙련 업무를 수행하라고 마련됐으나, 미국 노동자를 보완하기보다 저임금·저숙련 노동력으로 대체하기 위해 악용돼 왔다"며 “체계적 남용을 통해 미국 노동자를 대규모로 대체한 것은 경제 및 국가 안보를 훼손해왔다"고 지적했다.


포고문에는 2000∼2019년 외국인 STEM 노동자 수가 120만명에서 250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전체 STEM 분야 고용은 44.5%밖에 늘지 않았다는 통계도 인용됐다.


특히 IT 기업들이 H-1B를 악용, IT 관련 부서를 폐쇄하고 미국인 직원들을 해고한 뒤 이 업무를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아웃소싱 기업으로 돌린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이는 전반적으로 외국인 기술 인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조치로, 한국 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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