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금통위원 “금리 인하 10월, 11월 중 고민…지금은 금융안정 초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23 15:41

“추석 후 금통위 중요…연내 1회 인하”
“가계대출 안정적 추세, 금리 결정 변수”
“포워드가이던스 중앙은행 책무…현재 실험 중”

황건일 금융통화위원회

▲23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3일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 고민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황건일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에 참여하며 가장 고민이 됐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황 위원은 지난해 2월 금융위원장 추천을 받고 금통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금융안정 문제 등에 고민이 컸고, 두 번째로는 이번 금통위"라며 “올해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한 번 정도는 더 (인하) 해야된다고 생각하는데 고민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석 이후 금통위가 중요하다. 명절 때 가족들이 모여 어떻게 할지 아마 의사 결정을 많이 할 것"이라며 “지금 기준으로는 금융안정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부연했다.



올해 금통위는 10월 23일, 11월 27일 두 번 남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있으나, 가계부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오는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지난 7월과 8월 집값과 가계대출 불안정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황 위원은 앞서 정부가 발표한 6·27 규제, 9·7 규제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은 사실 엄격히 보면 집값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가계대출이 금융안정과 연계돼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걱정한다"며 “가계부채 수준이 경제에서 자산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을 훨씬 넘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줄여야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대 심리로 일부 지역에서 다시 집값 상승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좀 더 확산해 본격적인 가계대출과 연결될까봐 걱정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이 이어진다면 직접적인 부동산 대책이 됐든 거시건전성 정책이 됐든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와 집값이 잡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황 위원은 “보통 일정한 증가 목표를 두고 범위 내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며 “추세가 안정적으로 증가한다면 부채가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이게 안정적인 추세로 가느냐가 금리 결정의 변수"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도 기준금리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황 위원은 “개인적으로 대외 금리차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외환 관리 문제도 있고, 이 부분은 다른 금통위원에 비해서 좀 민감하게 본다"며 “한미간 금리차는 점점 줄여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한미간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2%포인트(p)까지 벌어졌다가,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1.5%p로 축소된 상황이다.


금통위원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두고는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 수단인 것은 맞지만, 가장 많은 경제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고 분석력이 뛰어난 기관에서 소비자들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은은 향후 3개월 전망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발표하고 있다. 황 위원은 “중앙은행이 틀렸을 경우 정책의 신뢰성 문제가 생기고 정책의 유연성이 제약받을 수 있다고 비판받지만, 중앙은행의 책무라고 보는 만큼 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황 위원에 따르면 한은은 작년 하반기부터 1년 정도 후의 금리를 예측하기 위해 금통위원 1명당 점도표에 2개 또는 3개의 점을 찍는 테스트를 하면서 유의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황 위원은 “개인적으로는 2개 보다 3개로 해봤을 때 좀 더 의미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금통위에 노동계 대변 금통위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해선 “이 부분의 성격은 통화정책의 성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화정책은 시행했을 때 그 영향이 모든 경제 주체한테 무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재정정책은 특정 부문에 타깃팅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금통위원을 통화정책 성격에 맞춰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미치는 거시정책에 대한 전문가가 보는 게 더 맞지 않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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