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통일 추구 안 해…신뢰 회복이 첫걸음”
“새로운 대한민국, 국제사회에 완전 복귀”
“K컬처, 인류 보편 공감의 증거”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7번째 순서로 연단에 올라 한반도 평화 구상을 국제사회에 소개했다.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로, 이 대통령은 “'END'를 중심으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첫 단계인 교류와 관련해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이라며 “교류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남북의 관계 발전을 추가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엄중한 과제임이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자신이 제안한 '3단계 비핵화론'을 다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구상 실현을 위해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은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할 뜻이 없음을 다시 분명히 밝힌다"며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은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며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서 “서로 다른 나라의 국민이 협력하며 전 지구적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가는 미래가 꿈 같은 장밋빛 전망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특히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며 “이는 인류의 보편적인 공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희망의 등불을 들어달라"며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의 길을 향해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