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3월 출시 준대형 SUV 신차…판매 전망과 변수
전작 그랑콜레오스 돌풍 여파 브랜드 인지도·충성도 상승
후속모델 기대감, 팰리세이드·쏘렌토 경쟁차 견제는 ‘부담’
구매 전문가 새 CEO의 마케팅 실행력 효과 여부도 ‘변수’

▲르노코리아 오로라 프로젝트 티저.
하이브리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로 반등에 성공한 르노코리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준대형 SUV '오로라2'를 앞세워 연타석 흥행에 나선다.
더욱이 오로라2의 성패가 르노코리아 입장에서 단일모델 의존을 넘어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업계는 오로라2의 흥행 전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타사 모델과 치열한 경쟁, 르노코리아의 한정된 수요층, 9월에 부임한 신임 사장의 전략 효과 등 다양한 변수들이 르노코리아의 표정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평가이다.
2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일년 동안 누적 등록 5만265대를 기록하며 중형 SUV 시장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 중 90%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일 만큼 친환경 수요를 정확히 공략했고, 구매자 95% 이상이 만족과 추천 의사를 밝히는 등 소비자 충성도도 높았다.
브랜드 내 비중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 6만528대 가운데 83%를 차지하며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다만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후속 모델에 대한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르노코리아의 다음 무기는 프로젝트명 '오로라2'로 불리는 준대형 SUV다. 이 모델은 내년 2월 양산 후 3월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일 전망이다. 팰리세이드·쏘렌토가 주도하는 시장을 정조준하면서도 가격은 400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보다 소폭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이 차 역시 하이브리드 트림이 주력이다. 르노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 'E-테크'를 적용해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효율성을 제공하며, 실내는 퀄컴 기반 오픈알 파노라마 시스템과 동승석 스크린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외관은 프랑스 SUV '라팔'을 닮은 날렵한 쿠페형 실루엣을 갖췄다.
가족 수요 기대, 젊은 층 유입은 숙제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트림. 사진=이찬우 기자
오로라2에 성공 여부에 대해선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하지만 걸림돌이 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우선 르노코리아 차량 선호 연령층이 한쪽에 치우쳤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그랑 콜레오스 주요 구매층은 40~50대 남성으로, 실용적이고 안정적인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주축이었다. 오로라2가 한 체급 올라가면서 50대 이상 가족 단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대 이하 젊은 층 유입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현재 르노 SUV는 '합리적인 하이브리드 SUV'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지만,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및 수입차 대비 브랜드 파워 약세는 뚜렷하다. 오로라2의 프리미엄 디자인과 첨단 사양이 이러한 인식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대차그룹과 '정면 승부'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사진=이찬우 기자
이미 포화 상태가 된 국내 준대형 SUV 시장은 르노코리아가 극복할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차는 2025년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고급감을 강화했고, 기아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주행 제어 기술(E-VMC)로 효율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GV80은 럭셔리 시장을 독주 중이다.
판매량에서도 브랜드의 격차는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쏘렌토 7734대, 팰리세이드 7682대, 그랑 콜레오스 3296대, GV80 2354대 순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오로라2는 쿠페형 디자인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지만, 가격·상품성·브랜드 신뢰도 세 가지 모두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엔지니어 출신 떠나고 '구매 담당'이 수장으로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자동차 신임 대표이사.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성도 지켜볼 대목이다. 니콜라 파리 신임 CEO는 르노그룹 내에서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구매를 총괄하며 전동화 전환을 이끈 경험이 있어, 부산공장의 전기차 설비 전환과 오로라 프로젝트 추진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창 신차 개발이 진행되는 시점에 엔지니어 출신이던 스테판 드블레즈 전 사장이 물러나고, 구매 전문가인 파리 사장이 선임된 점은 향후 성과를 가늠할 변수로 지목된다.
오로라2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 단일 모델 의존'을 벗어나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분기점이다. 내수에서 입지를 넓히고 동시에 해외 수출을 확대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원히트 원더'에 머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로라2가 성공하려면 가격, 상품성, 브랜드 파워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특히 해외 수출 전략을 병행할 때 비로소 르노코리아 체질 개선의 성과가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