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승의 부동산뷰]서울 아파트 다 10억대?…‘알뜰 매물’도 수두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9.25 14:54

서울 중소형 아파트 평균 14억원 달해…외곽지역은 6~7억원대 매물도

30년 이상 구축 아파트 위주로 저가 매물 판매 및 하락 거래 이뤄져

<편집자주> [김유승의 부동산뷰]는 '내집마련'과 부동산 재테크를 원하는 이들에게 관련 상식과 노하우, 현장 분위기 등을 소개하는 기획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시장의 온도와 흐름, 각종 제도와 정책이 미치는 영향 등을 심층 취재해 매주 전달한다.



부동산 돋보기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몇년새 서울의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10억원 이하의 집은 찾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넉넉치 못한 자금으로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이들이 원하는 6억~7억원 미만의 아파트들도 여전히 곳곳에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서울 외곽에 위치한 상당수의 구축 아파트들의 경우 가격이 낮게 형성된 상태에서 매물도 꾸준히 나와 '실속'을 찾는 수요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현황과 신혼부부 등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적합한 내 집 마련 전략을 알아보자.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6·27 부동산 대출 규제로 6억원 이하로 대출 한도가 제한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입과 분양 시장의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을 비롯해 영등포구 문래동 등 비교적 시세가 낮아 신혼부부 등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의 구축 아파트는 청약 가격대인 5억~7억원 수준과 비슷하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 22일 만난 문래동 A 공인중개소 한 관계자는 “문래 지역도 많이 올라 오피스텔 18평형이 4억원 정도로 6억~7억원대 아파트는 찾기 어렵지만 매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집값이 높게 뛰었던 문재인 정부 때만 오른 게 아니라 최근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살기 괜찮은 아파트는 10억원대에 거래되고, 브랜드 아파트는 17억원대가 기본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B공인중개사도 “6·27 대책 이후 대출이 막히면서 집 구매가 어려워 한동안 거래가 끊겼지만 최근 들어 문의 전화가 다시 오는 분위기다. 오름세가 꾸준하지만, 최근 18평 구축 아파트가 5억7000만원에 나왔다가 5억4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구하기 나름"이라고 전했다.


이어 “7억원 미만 아파트 매물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현대2차아파트도 6억원대 매물이 나와 있다"“며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은 강남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돼 여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일 거래된 문래현대5차 전용 84.79㎡형은 직전 계약 대비 1억600만원 하락한 8억499만원에 매매됐고, 같은 날 한신아파트 전용 40.04㎡형도 4000만원 오른 5억7000만원에 손바뀜해 여전히 서울 타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외곽지역 구축 아파트 위주로 하락 거래…청약 특별공급 어려운 수요자 유입

노도강 일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준공 38년차인 노원 상계주공 전용 58.01㎡는 지난 13일 5억7800만원에 계약됐다. 40년차인 노원 미성 전용 50.14㎡도 지난달 30일 7억18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우성 전용 84.88㎡는 34년차로 21일 6억4500만원에 손바뀜했다. 39년차인 도봉구 삼환도봉 전용 59.96㎡는 지난달 11일 5억9900만원에 계약됐다. 상아1차아파트 전용 84.22㎡도 39년차로, 21일 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구에서는 17년차인 수유역두산위브 전용 85.00㎡가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하락 거래도 계속 이뤄지는 분위기다. 노원구 대림벽산 전용 141.45㎡는 지난 20일 직전 대비 2억5500만원 하락한 12억9500만원에 계약됐다. 포레나노원 전용 84.90㎡도 지난 2일 직전보다 700만원 떨어진 11억2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도봉구 주공19단지 전용 90.94㎡도 지난 8일 이전보다 2000만원 하락한 9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강북구 동아청솔 전용 59.96㎡ 역시 지난 9일 직전 대비 1200만원 떨어진 9억9500만원에 판매됐다.


다만 이같은 가격대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보다 높다. 왕숙 A2블록 전용 55㎡는 4억2363만원, 1블록 전용 59㎡는 4억2933만~4억5651만원에 불과하다.


새집을 원하는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들의 경우 3기 신도시의 특별공급 혜택을 활용해 분양시장 진입을 노리는 게 나은 이유다. 그러나 특별공급 대상이 아니거나 전체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청약을 노리기 어려운 이들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서울 외곽 구축 아파트로 유입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비교하면 외곽 지역은 약 10억원 가량 낮다"면서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상급지로의 갈아타기 수요가 겹치면서 거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중소형(전용 59~84㎡)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14억원에 달한다. 전세대출로 6억원을 마련하더라도 최소 8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한 셈이다. 또,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평균 15억원을 넘어섰다. 예컨대 곧 분양을 앞둔 경기도 광명시 철산역 자이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으로 전용 84㎡가 15억원을 웃돌았다. 내달 분양하는 동작구 사당동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은 분앙가가 3.3㎡당 6000만원, 전용 84㎡는 20억~21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과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는 30평형대 아파트가 20억~30억원에 달한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세 물량도 줄어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주요 지역에서 매물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매는 재건축 호재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고, 전세 매물도 씨가 말라 월세로 알아봐야 한다. 동여의도 기준으로 오피스텔 전세는 2억4000만원, 월세 기준 100/3000 정도다. 오피스텔 매물도 많지 않고, 도심형 생활주택을 노릴 경우 방 3개 있는 구축을 살 수는 있지만 대부분 낙후돼 추천하기 어렵다"고 전언했다.


집값 상승으로 저가 아파트 매물 점차 줄어…실수요자 매입 추천

문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6억원대 아파트 매물을 점차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집토스에 따르면 2015년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80.5%였지만 올해 9월 기준 15.8%로 급감했다. 반면 '9억~15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5.6%에서 33.3%로 늘었다. '15억원 초과' 비중도 1.4%에서 27.3%로 증가했다. 더욱이 HUG에 따르면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8월 말 기준 2915만원으로 전년 대비 6.15%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실거주자라면 여력이 있을 때 매입을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원자재값과 인건비, 지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공사비가 점점 올라 재건축·도시정비 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를 분양 받더라도 추가 분담금을 내야할 가능성이 크고, 분양가도 계속 비싸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7로 전월 대비 소폭 올랐다. 공급 절벽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1만 가구, 수도권은 1000가구 수준으로, 2015년 5월 이후 가장 적다. 서울은 단 46가구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난 9월 7일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착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데다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노원은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이 꾸준한 지역으로, 서울시에서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구 중 하나"라며 “최근 서울 매입 트렌드가 흔히 말하는 '똘똘한 한 채'나 상급지 쪽으로 집중되면서 노도강이나 금관구(금천구·관악구·구로구) 같은 외곽 지역들의 거래도 발생하지만, 가격 움직임은 강남권이나 한강변 등 특정 지역 위주로 제한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절세 이슈나 대출 규제 영향도 있어 자기자본 비율이나 대출 한도를 살펴봤을 때 실거주 목적에서 접근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실거주라면 유효하겠지만, 1년 내 단기 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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