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무보증 확대에
PF 신규 취급액 8.5조 증가
금융권 부실PF 정리 노력
연체율 4.39%...0.11%p↓
당국, PF 제도개선 연내 확정
“부실PF 정리·재구조화 추진”

▲2분기 중 신규 PF 취급액은 23조6000억원으로 1년 전(15조1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송파구 아파트 단지.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취급액이 1년 전보다 8조원 넘게 늘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자금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PF 시장의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돼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는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2금융권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이 30%에 육박하는 등 지역별, 담보별로 분위기가 상이해 연말까지 긴장감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금융권 PF대출 등 연체율 현황, 사업성평가 결과, 부동산 PF 건전성 제도개선 추진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권과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업계도 참석했다.
2분기 중 신규 PF 취급액은 23조6000억원으로 1년 전(15조1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 증가했다. PF 신규 취급액은 작년 2분기 15조1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조2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최근 증권사가 채무보증을 확대하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자금이 공급되는 모습이다. 6월 말 기준 금융권 PF대출(118조9000억원) 연체율은 4.39%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p) 낮아졌다. PF 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금융권의 부실정리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다만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상호금융 등 중소금융회사의 토지담보대출(14조1000억원)의 연체율은 29.97% 수준이었다. 토지담보대출 대출 잔액은 2023년 말 29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4조1000억원으로 15조6000억원 감소했지만, 이 기간 연체채권 잔액이 2조1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6월 말 기준 PF대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을 포함한 전체 PF 익스포져는 186조6000억원으로 올해 3월 말(190조8000억원) 대비 4조1000억원 줄었다. PF 익스포져는 작년 6월 말 216조5000억원에서 9월 말 210조4000억원, 12월 말 202조3000억원, 올해 3월 190조8000억원 등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신규 취급 PF 익스포져에 비해 사업완료와 정리·재구조화로 줄어드는 익스포져가 더 많기 때문이다.
6월 말까지 12조7000억원 규모의 유의(C)·부실우려(D) 사업장이 정리·재구조화됐다. 경공매, 수의계약 및 상각 등을 통해 8조7000억원을 정리했고, 신규자금 공급 및 자금구조 개편 등을 통해 4조원 규모의 재구조화를 마쳤다.

▲금융권 PF대출 등 연체율 추이.(자료=금융위)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권, 건설업계가 제기한 부동산PF 건전성 제도개선방안에 대해 추가로 논의했다. 건설업계에서는 PF사업의 자기자본비율 목표 수준(예:20%)과 현재 국내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 수준 간에 괴리가 있는 만큼 충분한 유예기간을 갖고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권은 위험가중치 차등화시 자기자본비율, 분양률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업장에 대한 자금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한도 규제도 합리적으로 조정해달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업계 제출 의견을 종합해 제도개선안 마련 및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적용 유예기간, 단계적 시행일정 등을 포함한 최종 개선안을 연내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년간 부실 PF 정리 노력으로 현재 부동산 PF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는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익스포져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금융사의 자본확충이 맞물리면서 관련 리스크는 더욱 축소됐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고금리 시기에 조달됐던 PF 대출이 순차적으로 리파이낸싱 되는 등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는 점도 PF 시장에 긍정적이다.
다만 금융권에서 부동산 PF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고, 지방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는 점은 PF 시장에 부담이다. 금융권에서 부동산 PF를 보수적으로 검토하면서 지역별, 담보별로 온도차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PF는 금융사의 수익성, 자산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등 추가 부실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부실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정리·재구조화를 추진해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