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AI의 확산과 산업·기업 성과의 관계’ 보고서
“제조업 AI 성과 가시화 미흡···인프라·자금 집중 지원 시급”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우리나라 경제 성장 핵심 동력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 도입 관련 서비스업은 성과가 본격화한 반면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일 발표한 'AI의 확산과 산업·기업의 성과' 보고서를 통해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AI 지수'를 활용해 산업생산지수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AI 지수는 전체 기사 중 AI 관련 기사의 월별 상대빈도를 통해 도출한다. AI 기술에 대한 관심 및 확산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시점인 2020년 1월을 전후로 나눠 산업별로 비교해보면 제조업 생산과 AI지수 간 상관계수는 2016~2019년 0.79에서 2020~2024년 0.54로 낮아졌다. 서비스업 생산의 상관계수는 각각 0.88, 0.93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AI 확산이 기업 차원의 재무성과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확인하기 위해 외부감사 대상기업 중 3만224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AI 관련기업'과 '비AI 기업'으로 구분해 재무적 특징을 비교했다.
지난해 기준 제조업에서는 AI 관련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0.9%)과 순이익 증가율(-2.3%)이 비AI기업(매출액 1.8%, 순이익 4.6%)보다 낮다. 서비스업에서는 AI 관련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5.0%)과 순이익 증가율(18.9%)이 비AI 기업(매출 3.1%, 순이익 3.5%)을 상회했다.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은 AI 관련 기업이 비AI 기업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제조업에서 두드러졌다. 제조업에서 AI 관련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99.1%로 비AI 기업(52.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AI 관련 기업은 AI 도입 및 제품 생산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고, 성과가 수익으로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했다. 서비스업은 인건비나 마케팅 비용 절감 등에서 AI 도입 효과가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나타나지만 제조업의 경우 원자재·에너지 등의 투입 비중이 커 초기에 AI 도입의 비용 절감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제조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생산·설비·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축적·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초대형 컴퓨팅 인프라 등을 패키지로 지원해 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글로벌 민관 협력 플랫폼을 통해 국내 산업 현장의 수요를 반영하고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GPU·데이터·인재 등 핵심 인프라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 원장은 “제조 AI의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곧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며 “제조 AI 전환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주요국보다 빨리 역량을 집중해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