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화석연료’, 시진핑은 ‘청정에너지’…美中 에너지 수출경쟁 승자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06 12:01

美 1~7월 화석연료 수출액 112조…中 청정에너지 수출 밑돌아
트럼프 “전통에너지로 위대해져” VS 시진핑 ‘녹색 리더십’ 천명
美, 향후 中 수출액 웃돌듯…중국은 ‘영향력 확대’ 챙겨
서로 다른 에너지 구조…“화석연료·청정에너지 병행 필요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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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에너지 수출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기후 싱크탱크 엠버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1~7월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액이 800억달러(약 112조84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중국은 1200억달러(약 169조2600억원) 규모의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배터리, 기타 탄소 감축 기술 등을 수출해 미국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또 중국의 청정에너지 수출액은 지난 8월 200억달러(약 28조2100억원)에 이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화석연료 수출은 1500억달러(약 211조원)로 사상 최대였지만, 중국의 청정에너지 수출은 이보다 300억달러(약 42조원) 더 많았다.


특히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태양광 패널 수출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언 그레이엄 데이터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청정에너지 기술 수출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엠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태양광 발전용량 수출은 4만6000메가와트(MW)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출액은 31억달러(약 4조3700억원)로, 역대 최고치(58억달러·2023년 3월)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에너지 수출 시장을 둘러싼 세계 최대 경제대국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미국은 화석연료, 중국은 청정에너지 기술을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중국이 확실한 승자"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상반된 에너지 수출 전략은 지난달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한 국경과 전통적 에너지원이 있어야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며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세계 각국의 화석연료 회귀 동참을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각종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4일 유엔 기후 정상회의 화상연설을 통해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은 시대적 트렌드"라며 “일부 국가들은 추세에 역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올바른 길을 가야 하고, 변함없는 신뢰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는 행동과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중국이 '녹색 리더십'으로 국제사회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읕 특히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추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기차 수출의 50% 이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非) 회원국에서 발생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모두 각자의 강점 분야에서 과잉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양국은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화석연료 수출을 더욱 늘려 갈수록 저렴해지는 저탄소 제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며 “청정기술 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장기적 에너지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화석연료와 청정에너지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 최대 에너지 소매업체인 옥토퍼스 에너지의 그렉 잭슨 최고경영자(CEO)는 “청정에너지 수출은 일종의 하드웨어로, 일단 한 나라가 이를 수입하면 향후 10년에서 20년 동안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반면 가스는 구매 즉시 사용되고 그 순간 사라져버린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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