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명당 연정 이탈에 다카이치 벌써 ‘삐걱’…엔화 환율은 횡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10 17:20
JAPAN-POLITICS

▲10일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와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가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AFP/연합)

일본 연립여당 공명당이 집권 자민당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1999년 탄생한 자민당-공명당 연합정권이 26년만에 붕괴됐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연립 유지를 놓고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와 회담을 가졌지만 합의 없이 종료됐다.


사이토 대표는 양당 협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정치자금에 관한 기본자세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후원금 문제에 대한 자민당 태도가 미흡해 매우 유감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으며, 의원 비서가 기소된 사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비자금에 연루됐던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을 자민당 간사장 대행으로 임명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토 대표는 자민당과 연합에 대해 “일단 백지화하고 지금까지 관계를 일단락 짓겠다"며 더는 자민당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총리 지명선거에서는 공명당 의원들이 자신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가 취임한 이후 야스쿠니신사 참배, '비자금 스캔들' 대응, 과도한 외국인 배척 등 3가지 문제점을 지목하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사이토 대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외국인 문제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이 있어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고 평가했으나, 정치자금 규제 문제에서는 양측 이견이 좁히지 않았다.


자민당은 공명당이 기업·단체 헌금 수령 가능 대상에서 지방의 일부 지부를 제외해 달라는 데 대해 불만을 품어 왔다.


다카이치 총재는 전날 NHK에 출연해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엔화는 잠시 강세를 보였으나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이날 한국시간 기준 오후 3시 37분께 달러당 152.39엔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 152.93엔까지 반등했지만 오후 5시 19분 현재 152.7엔대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립 정부가 붕괴했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신임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깨졌지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자민당은 여전히 제1당이다.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과 참의원이 각각 실시하며 결과가 다를 경우 중의원 결과를 따른다.


중의원 정당별 분포를 보면 총 465석 중 자민당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 등이다.


만일 각 정당이 자당 대표에게 투표한다면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선출된다.


블룸버그는 “자민당이 하원·상원에서 가장 큰 세력임을 감안할 때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명당의 결별로 예산과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새 연정 구성을 위해 국민민주당이나 유신회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이 합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은 종교단체인 창가학회가 모체다. 그동안 자민당의 보수적 정책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역할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그동안 선거에서도 협력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정 협의 난항으로 총리 지명선거 등이 치러질 임시국회가 이달 20일 이후 소집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달 26일부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정상 외교 일정이 이어져 24일 이전에는 새 총리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리 선출이 늦어질 경우 신임 총리의 소신 표명 연설이 내달 4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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